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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까치발'사람 2020. 11. 29. 13:57
지나간 것은 아름답거나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엔 지금 감옥에 갇혀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해당된다. 박근혜를 거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나라 돌아가는 지경과 특히 국민 무시의 문재인 하는 짓이 하도 가당찮고 어이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박근혜가 새삼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10월 30일 국회에서 '까치발'을 하고있는 애달픈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 아래는 그 때 그 사진을 보고 쓴 글이다.
(박근혜의 '까치발')
'까치발'은 위로 뭔가에 다다르기 위해 발뒤꿈치를 든, 이를테면 까치의 발모양을 한 발을 말한다. 이는 물리적 동작이지만, 한편으로 뭔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한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까치발은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까치발을 한 의미는 사뭇 다르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후 까치발을 한 게 사진에 포착됐다. 시정연설을 마친 후 정의화 국회의장석으로 다가가 악수를 청하는데, 의장석의 단이 높아 까치발을 한 것이다. 그 모습은 여러 각도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대통령의 소박한 모습이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회를 중시하는 대통령의 반듯하고 소박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자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까치발을 하면서 정 의장의 손을 잡으려는 모습에서 안스러움마저 느껴졌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사실 박 대통령은 여자라는 점이 일장일단이 있다. 국민을 다독거리고 결집시키는데서 모성애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책추진에서 소구력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점이 있지만, 추진력에서는 아무래도 여성이라는 점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어떤 사안을 둘러싸고 그 본질과는 다른 부분에서 가십성 거리의 부정적인 얘기들이 나도는 것은 여성 대통령이 맞닥드려야 할 하나의 장애물이다.
특히 결혼을 안 한 여성대통령이라면 더 그렇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박 대통령의 '7시간 논란' 아닌가. 사실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7시간을 어떻게 보냈는가가 뭐가 그리 중요한 것인가. 그럼에도 이 사안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말들이 있었고, 일부 야권에서는 야릇한 시선으로 저급한 정치쟁점화를 노리기도 하지 않았는가. 이는 어떤 측면에서 성차별적인 요소가 다분한 공세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사안과 관련해 청와대참모들이 보인 미숙한 대응도 문제는 문제다.
박 대통령이 어제 국회에서 보인 소박한 '까치발 행보'는 그간 박 대통령 개인의 통치스타일과는 다른 행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에게 줄곳 붙어다니는 '수첩공주'의 행간에 담긴 뜻은 '불통'이라는 것이다. 모든 일을 꼼꼼히 적고 기억해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좋은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오로지 수첩에만 의존하고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는 닉네임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할 말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적과 비판은 여러 각도에서 곰씹어 보아야 한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 고치고 개선해야 할 것은 그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여러가지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박 대통령이 보인 반듯하고 소박한 '까치발'은 이런 점에서 그 의미가 돋보인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그간의 부정적인 평가가 어느 정도 불식됐지 않았나 싶다.(201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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