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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카 코드(Leica Codes)'
    curiosity 2020. 12. 18. 11:15

    XIOOM, APDOO... 이런 코드가 있다. 이름하여 '라이카 코드(Leica Codes)'라고 하는데, 라이카 생산품목에 붙는 이름들이다. 20년 넘게 라이카에 빠져오면서도 이 라이카 코드가 어떻게 만들어져 붙여졌는지 몰랐다. 그저 그렇게 부르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엊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사이에 그 코드의 '비밀'을 알게됐다.

     

    페이스북에 라이카 수집가들의 동호모임 격인 'Leica Collectors Group'이 있는데, 엊저녁에 마틴(Martin Zeljak)이라는 분이 슬쩍 그 라이카 코드를 건드린 것이다. 자신도 그 코드의 어원을 알기위해 애를 썼는데, 마침내 그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틴 이 분은 라이카 코드가 '전신주문코드(telegraph order code)'라고 했다.

     

    말하자면 1920년대 말, 유럽 각국의 라이카 딜러들이 라이카 회사에 상품 주문을 할 적에 주문 품목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전신(telegraph)에 쓰이는 단어를 조합한 것이 지금껏 전해져 오는 라이카 코드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의 XIOOM은 라이카의 전설적인 제논(Xenon) 5cm 표준렌즈를 가리키는 것이고, APDOO는 라이카 카메라에 부착되는 별도의 셀프-타이머(Self-Timer)인 것이다.

     

    마틴 이 분이 이런 견해를 내 놓은 후 세계 각국의 동호인들이 저마다 의견을 제시했다. 나는 그 의미를 잘 몰라, 그게 혹여 모르스(morse) 부호가 아닌가 묻는 무식함을 드러냈고, 또 어떤 분을 라이카 코드가 telegraph가 아닌 telex 단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나는 마틴 그 분의 견해가 타탕한 것으로 보고 계속 파고 들다가 오늘 아침에야 라이카 측에서 공식적으로 내놓고 있는 자료를 'Leica Wiki'에서 찾았는데, 마틴 씨의 견해가 원칙적으로는 맞는 것이었다.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독일어와 영어와의 언어상의 것으로 나는 보고있다.

     

    라이카 코드는 현재도 올드 라이카 품목에는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 부터 나온 라이카 품목부터는 그 코드가 다섯짜리 숫자(5-digit)로 바뀌었다. 대부분 10, 11, 13으로 시작하는데, 10으로 시작되는 건 카메라, 11은 렌즈, 그리고 13은 필터류를 나타낸다.

    내가 라이카에 빠져든 건 바로 이런 라이카에 얽힌 재미 때문이다. 1928년 첫 상업적 판매를 시작한 이후 라이카는 근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풀려지지 않은 미스터리들이 많다. 시리얼 넘버에 따라 카메라가 어떤 모델인 것으로 분류되고 있는 게 정설이지만, 그 범주에서 벗어나는 카메라 아이템들이 지금도 가끔씩 나오고 있는 것도 그 한 예다.

     

    아래 사진도 그렇다. 그림의 렌즈 라이카 코드가 XEMOO인 것은 맞다. 그런데 그 아래 그 렌즈가 부착된 라이카 IIIb는 LOOBT로 나와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본 'Leica Wiki'에는 그게 AMXOO로 나와있다. 그 연유가 필시 있을 것이다.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바로 라이카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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