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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의 肖像
    curiosity 2021. 2. 26. 09:02

    19세기 미국의 천재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은 그녀의 생애를 관통한 내성적인 은둔의 삶 만큼이나 여러 면에서 신비적인 존재의 시인이다. 그가 남긴 2,000 편의 주옥같은 시에 제목을 달지 않은 것도 그렇거니와, 그녀의 모습 또한 남겨진 사진이나 초상 등에서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두 가지다. 하나는 1847년, 그녀 나이 17세 때 혼자 검은 옷을 입고 찍은 모습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디킨슨의 사진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2012년 그녀의 고향인 앰허스트(Amherst)에서 발견된, 그녀의 나이 서른 무렵 친한 친구인 케이트 터너(Kate Turner)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은판사진(daguerreotype) 속 에밀리 디킨슨의 모습은 건강하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다.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전해지는 한 개의 사진이 또 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문제는 공식적인 두 개 사진의 디킨슨의 얼굴 모습과 세 번 째 사진의 그것이 너무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세번 째 사진의 여인이 과연 디킨슨인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 중이다. 이 사진은 디킨슨의 시집 표지 등에도 많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인 윌 바넷(Will Barnet, 1911-2012)은 디킨슨의 시를 무척 좋아하고 아꼈다. 같은 뉴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서로 청교도적인 삶에 기반을 뒀던 동병상련의 처지라 특히 그랬을 것이다. 바넷이 1989년 디킨슨을 위한 책을 하나 출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선별한 디킨슨의 시에 바넷이 흑백의 드로우잉을 더 한, 'The World in a Frame'란 제하의 화집을 겸한 시집이다. 이 책에 바넷이 그린 디킨슨의 초상이 있다. 바넷이 그린 디킨슨의 모습도 우리에게 익숙한, 그녀의 17세 때 사진의 얼굴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디킨슨의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의 얼굴이 더 신비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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