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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다텐(Soldaten)> - 나치 독일병사들은 2차대전과 홀로코스트와 무관한가?컬 렉 션 2021. 1. 17. 09:36
군대는 상명하복이 철저한 조직이다. 그렇게 해야 질서가 유지가 되고 전투와 작전 등의 목적한 바를 수행할 수 있다.
위계질서로 보아 군대의 제일 하급 위치는 일반 사병들이다. 시쳇말로 '쫄병'들이다. 이들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맡은 바를 수행한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는 그 다음이다. 전쟁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싸워라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워야 하고, 극단적으로는 죽으라 하면 죽어야 하는 게 사병들이다.
병기. 병참 아이템과 별도로 전시의 '소모품'은 사병들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나치 독일의 2차대전은 히틀러가 그 주역이다. 헤스와 괴링, 괴벨스 등 휘하에
전쟁 수행의 많은 참모들을 거느렸지만, 수천만명이 희생된 참혹한 그 전쟁과
유대인 대학살로 일컬어지는 홀로코스트의 장본인은 히틀러이다.
그러면 나찌 군대의 일반사병은 2차대전 및 홀로코스트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을까.
그들도 역시 싸우라 하면 싸우고 죽이라 하면 죽이는, 명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행동한 '소모품'이었을까.
그래서 그들은 그런 의미의 관점에서 2차대전과 홀로코스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군인을 뜻하는 독일어 제목의 '졸다텐(Soldaten)'은 그 물음에 답하는 책이다.
이 책은 2차대전 및 홀로코스트와 관련해 나치 독일병사들의 심리와 그에 따른 역할을 분석한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껏 알려진 전쟁과 대학살의 기존 관점을 어느 정도 뒤덮고 있다.
책을 함께 쓴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쉔케 나이쩰(Soenke Neitzel)과 심리학자 하랄드 벨쩌(Harald Welzer)는
전쟁에서 포로로 잡혀 집단 수용된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그들의 2차대전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관점을 분석하고 있는데, 예상 외로 그들의 생각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었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다. 말하자면 그들이 그런 악행을 명령에 따라
생각없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다.
포로수용소에서 나찌 독일병사들은 그들끼리 유대인 대량학살의 '당위성' 등을 거리낌없이 지껄이고,
심지어는 독일 출신의 유대계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나찌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언급한 '악행의 평범성, 혹은 따분함(banality of evil)'을 과시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이처럼 그들이 무심코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내재하는 잔혹한 야망성을 심리학적으로 풀어쓰고 있다.
아울러 그를 통해 어떤 요소가 그들의 인지감과 도덕성의 퇴보를 가져오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전쟁포로로 잡힌 나찌 독일병사들의 대화는 영국 정보당국이 비밀리에 녹음해 보관돼 온 것으로,
지난 2001년 나이쩰이 '영국국가기록물보존소(British National Archives)'에서 발견해 낸 것을 토대로
이 기록물이 비밀해제되면서 심리학자인 벨쩌 박사와 함께 비로소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나이쩰은 나찌 독일 유-보트 내 병사들의 대화기록을 우연히 마주하게 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와 조사.분석을 해왔다.
이 책은 독일의 또 다른 역사학자 볼프람 베테(Wolfam Wette)가 지난 2002년 나치즘(Nazism)과 독일군의
이념적 연대가 2차대전을 일으키고 인종학살을 저지른 나치 독일의 '힘'을 여러 관점에서
강화시킨 '방안'이라는 점을 들어, 나찌 독일군의 이념과 역할을 분석해 펴낸
<독일 국방군(Wehrmacht)>과 내용면에서 유사하다.
<졸다텐>, 이 책은 원래 독일어 판으로 출간된 것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번역은 제퍼슨 체이스(Jefferson Chase)가 맡았다.
(노프(Knopf) 刊, 양장본 448 페이지, 30.50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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