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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이라는 영화볼 거 리 2021. 3. 23. 07:56
영화를 좋아한다. 근데 이상한 게 이즈음 보는 영화에서는 도무지 재미를 못 느끼겠다는 것이다. 재밌다고 소문이 난 영화인데도 그렇다. 나의 공감 능력이 떨어져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 한 가지 익스큐스가 있기는 있다. 영화는 원래 영화관의 대형화면에서 봐야 그 맛이 나는데 그렇지 못해서 재미를 덜 느끼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이다.
영화관 가기가 수월치 않으니 보는 영화는 대부분 집에서 본다. 넷플릭스를 텔레비전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을 모르니 PC나 아이패드로 보는데, 볼 적마다 좀 갑갑하고 답답하다.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신경이 쓰여지니 정작 영화 그 자체를 느끼는 게 제한적이지 않을까 싶다.
'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 이 영화도 그랬다. 넷플릭스 리스트에서 접했을 때 일단 기대가 컸다. 모건 프리맨에다 마이클 케인, 앨런 아킨이 나오니 일단 재미는 반을 접고 가는 것이라 여겼다. 영화 첫 머리에서 대충 감을 잡았다. 역시 모건 프리맨에다 로버트 드 니로, 마이클 더글러스가 나오는, 한국판 '꽃보다 할배' 풍의 영화인 '라스트베이거스(LastVegas)' 와 비슷한 내용의, 노인을 주제로 한 영화로구나 생각했고, 그런 식으로 영화는 흘러갔다.
그런데 초반을 넘기면서 스토리의 전개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좀 엉뚱하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자리나 연금, 복지문제 등은 사실 노인문제와 관련해 좀 무거운 사회적 주제들이다. 이 영화는 이런 문제들을 은행과 기업 등 자본권력의 횡포 쪽에 촛점을 두고 그에 맞서는 세 노인의 기발한 대응을 다루고 있는 것이 좀 생뚱맞아 보였다. 결국 이 세 노인이 자본권력의 횡포와 불평등을 핑계로 은행을 턴다는 스토리 전개 부분부터 그 재미가 반감되기 시작했고, 이런 느낌은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재미가 없었다는 얘기다.
영화를 다 보고 이 영화 리뷰를 검색을 통해 보았다. 리뷰는 내 생각과 많이 달랐다. 재미도 있고, 특히 은행을 턴다는 스토리에 많은 점수를 주고 주고 있었다. 2017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수익도 많이 올려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달러나 벌어들인 것으로 나와있다.
이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수가 이 영화를 좋게 봤다면 그게 옳은 것이다. 내가 그렇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화 화면 등 영화 외적인 부분을 운위하지만, 아무래도 나의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족삼아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 앨런 아킨의 여자로 나오는 애니가 왕년의 인기가수인 앤 마거릿이었다는 것.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뭔가 좀 매력적인 여자라는 느낌과 함께 어딘가 눈에 익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앤 마거렛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반가운 마음에 프로필을 찾아보았더니 1941년 생이다. 그러니 올해 만 80세의 할머니 나이인데,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했던 그 앤 마거렛을 본 게 나로서는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진 하나의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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