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조선일보 한 기사에 대한 어떤 생각
    時事 터치 2021. 6. 21. 08:32

    어제 조선일보 기사들 가운데 애매한 게 한 꼭지 있었다. 대충 보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기사였지만, 관련 사안에 관심을 갖고있는 독자라면 묵과할 수 없는 기사였다. 정확성과 구체성, 시의성이 결여된 애매한 기사였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물론 어떤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기사는 "1만4000명 구한 흥남철수 美 선장님 천주교 성인 반열 오를까" 제하로, 1950년 6. 25 흥남철수 당시 극도의 혼란상황에서 1만4000명의 피란민을 싣고 무사히 남으로 내려와 이들의 생명을 구한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 선장 레너드 라루 선장과 당시 전쟁의 와중에서 군종신부로 순교한 에밀 카폰에 대한 성인반열의 시성을 추진 중인 미국 카톨릭주교회의에 관한 기사다.

    그런데 이 기사 가운데 주목을 끄는 대목이 하나 있다. 바로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가 탔다는 내용이다.

    "...열 여섯시간동안 정원의 230배인 1만4000여명의 피란민이 배에 탔고, 12월 22일 흥남을 떠난 배는 23일 뒤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무사히 거제도 장승포항에 도착했다. 당시 거제로 향하는 배 안에서 산모 5명이 잇따라 아이를 낳아서 이들에게 ‘김치 파이브’라는 별명이 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이 배를 타고 흥남에서 거제로 향한 피란민이었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2021/06/20/ABKJ7Y2X55BODLQGMJU2V467UE/?fbclid=IwAR226XOS4iBOtQ9wh_wDX4cwJOKn3TCry-7Er4cBQFAMEOEvk8XMXzm2jXE 

     

    1만4000명 구한 흥남철수 美 선장님… 천주교 성인 반열 오를까

     

    www.chosun.com

     

     

    그러니까 문 대통령 부모가 1950년 겨울, 피난민들에 섞여 메리디스 빅토리 호를 타고 남으로 내려 와 거제도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그동안 많이 알려졌던 것으로, 문 대통령의 부모 역정과 관련해 거의 기정사실화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 얘기에 관해 전혀 다른 내용의 의혹이 한편에서 제기됐다. 고 이도형(1933-2020)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그 의혹을 먼저 터뜨렸고, 이어 조우석 정치평론가에 의해 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돼 왔다.

    그 내용은 이렇다. 문 대통령의 부친인 문형용 씨는 메러디스 빅토리 호를 타고 거제에 내려온 게 아니고, 6. 25 전쟁에 인민군 장교로 참전, 영천에서 국군학도병에 의해 체포돼 거제포로수용소에 감금돼 포로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문형용 씨의 그 후 행적은 보다 더 구체적이다.

    그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등장하는데, 그와 관련한 것도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엄청난 내용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알려졌던 문 대통령 자신의 출생과 부모들에 관한 게 전혀 다르다는 것인데, 위 이도형, 조우석 양인에 의한 의혹 제기는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으며 아직도 진행형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내용이다.

    그런 점에서 6.25 흥남철수 당시, 문 대통령 부모가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를 타고 남으로 내려왔다는 게 일말의 수정도 없이 아직도 예전 내용 그대로 버젓이 기사로 나오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이도형, 조우석 양인의 의혹제기는 그냥 단순히 전언이나 루머에 의한 것이 아니다.

    충실한 취재와 다양한 증언이 뒤 따랐던 내용이라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이에 대한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반응이다. 이 의혹이 제기된지 2년 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지금껏 단 한마디의 반론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에 지금까지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 비난 전단을 살포한 청년에 대해, 비난 여론에 결국 취소는 했지만, 친고죄에 해당하는 '모욕죄'를 적용해 수년 간 끈질기게 매달려 온 청와대다. 문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비난댓글을 단 현역 육군사병을 '상관모욕죄'로 걸러 징역 6월의 선고유예를 받게 한 것도 청와대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당시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을 방문해‘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한·미 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 피로 맺어졌다”며‘혈맹(血盟)’을 강조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은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

    이런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그의 부친에 관한 의혹을 대대적으로 폭로한 것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체의 대응도 없이 함구로 일관해오고 있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많다.

    그러니 이런 의혹의 주장이 한편으로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이 기자는 의혹 전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기사를 앵무새처럼 쓰고있다. 기사를 볼 때 이 사안과 관련해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게 그대로 노정된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최소한 마지막 문장은 최소한 이렇게 썼어야 한 것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이 배를 타고 흥남에서 거제로 향한 피란민이었던 것으로 지금껏 알려진바 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