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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eBay)의 한글 서비스misce. 2022. 1. 2. 10:50
글로벌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eBay; www.ebay.com)에도 한글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준비가 덜 되어서인지 조잡하기 짝이 없다. 다른 카테고리는 모르겠다. 내가 들어가는 곳은 라이카(Leica)를 중점으로 한 클래식카메라인데, 제목(title)이 우선 그렇다.
예컨대 이런 한글제목이 나온다. '와인더 어드밴스 레버 커스텀 기계 나벨 황동.'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설명(description)에서 봤더니 간략하게 말해 라이카 M카메라용 황동 레버(brass advance lever)다. 이걸 한글로 복잡.조잡하게 표기하고 있다.
또 하나, Mountain Elmar Elzen 렌즈를 제목에는 '산악 엘마'로 적고있다. mountain이 들어갔으니 산악으로 표기한 것 같은데, 틀렸다. 이 엘젠 엘마 렌즈 생김새가 산처럼 생겨 mountain을 붙인 것이니 구태여 번역보다는 그냥 '마운틴'이라 쓰는 게 자연스럽다.
이밖에도 주미룩스(Summilux) 렌즈를 서밀루스, 주미크론(Summicron)을 서미크론으로, 주마론(Summaron)을 서마론으로, 그리고 라이카 카메라 생산지인 베츨라(Wetzla)를 웨슬라로 제목으로 달고있다. 라이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가보다 여기겠지만, 라이카에 좀 익숙한 처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표기들이다.
제목 뿐 아니라 한글로 설명되고 있는 아이템들도 더러있다. 한글 설명은 제목보다 더하다. 보기에 아마도 이베이 자체 번역시스템을 이용해 한글로 표기하고 있는듯 한데, 구글보다 못하다.
이베이에 한글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보아하니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그냥 막무가내식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이베이에 익숙한 유저들로서는 답답하고 짜증이 날 것이다.
이베이 1세대인 나로서도 그렇다. 20여년 전 이베이를 처음 시작할 적엔 사실 영어가 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과장을 좀 보태 죽자살자 붙었더니 얼마 후엔 이베이 초기화면에 익숙해지면서 초라한 영어실력이나마 미국과 구라파 등의 판매자들과 거래를 해 나갔다. 그러면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은 나름의 수확이었다. 그렇게 20여년 영어로 익어진 이베이인데, 한글이 등장하니 반갑지만 한편으로 생경할 뿐더러 거기다 조잡하기까지 하니 이젠 들어가기가 싫어진다.
이베이 관계자들이 혹여 이 글을 본다면 뭔가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mis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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