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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짜 지난 새해 달력
    misce. 2022. 1. 18. 11:24

    해가 바뀌면 그 해의 달력이 나온다. 새해를 실감하는 하나의 상징물이기도 한 것이 달력이다.

    ‘달력 인심’이라는 게 있었다. 내남없이 어렵던 시절에는 달력 구하기가 쉽질 않았다.

    달력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없으니까, 대부분 달력을 만든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 그걸 얻어 쓴다.

    그러니 달력에 ‘인심’이라는 게 생긴다.

    엄격히 선별해 나눠주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으니 그런 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새해의 달력이 경기라든가 민심을 반영하는 하나의 작은 척도로서의 구실도 한다.

    기업의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경기가 좋으면 달력도 좋게 많이 만들어 줄 것이고,

    관공서 등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공적인 달력도 민심의 영향을 반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우리 집의 경우 달력이 세 개 걸려있다.

    하나는 성당에서 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내의 가게 손님에게서 얻은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동네 약국에서 얻은 것이다.

    두 개는 거실에 걸려있고, 하나는 나의 서재에 걸려있다.

    한 집에 달력이 세 개이니, 많지도 적지도 않고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예년의 경우와는 좀 다른 점을 느낀다.

    달력에도 품질이 있다. 큰 기업에서 나오는 달력은 아무래도 다르다.

    그래서 여럿 달력 중에서도 그림이나 사진이 좋은 걸 골라 다는 게 예년의 경우였다.

    올해는 그럴 수 없었다. 들어 온 달력이 달랑 세 개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올해의 ‘달력 인심’이 풍성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물론 아무래도 이제는 사회적인 활동이 줄어든 처지니까,

    달력 들어오는 데가 적어졌다는 점은 감안돼야 한다는 점이 있으니 속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제 은행 일을 보러 모처럼 은행에 들렀다가 풍성한 ‘달력 인심’을 봤다.

    은행 현관 한 쪽에 수북히 달력을 쌓아놓고는 손님들로 하여금 가져가게 하고 있었는데,

    새해 접어든지 십수 일이 지난 시점에서 좀 묘하게 보였다.

    달력의 종류도 여럿이었다. 그런데 살펴봤더니 은행 것은 없고,

    병원 등 은행 건물에 입주해있는 업소들의 달력이었다.

    은행에 쌓여있는 그 달력들을 보다 문득 책상에 놓고 사용하는 데스크 칼렌다가 생각났다.

    올해는 이상하게 데스크 다이어리가 한 곳에서도 들어오질 않았다.

    보통 연말이면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 등에서 새해 데스크 다이어리를 보내온다.

    어떨 때는 그 가짓 수가 많아 골라 쓰곤 했는데, 올해는 단 한 곳에서도 보내오지 않았다.

    그 생각에 은행에서 데스크 다리어리나 한 권 얻어보자는 요량이 들었다.

     

    그러나 거절 당했다. 재고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 창구에 부탁을 했더니, 새해 일짜가 한참 지난 지금이 언제인데 하는 의아심의 눈길,

    그리고 싹싹한 말투로 데스크 다이어리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아예 만들지를 않았는지, 아니면 재고가 없다는 것인지.

    아니 그러면 왜 현관 입구에는 일짜가 한참 지난 달력을 수북히 쌓아놓고 가져가라느냐,

    이렇게 반문하려다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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