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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소' 아이템들
    세상사는 이야기 2022. 1. 7. 10:05

    근자에 다이소 가는 일이 잦다. 몇몇 물건들을 사본 후 그 품질의 가성비가 썩 좋았기 때문이다. 다이소에 대한 그 전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았다. ‘천원짜리’ 물건들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게 그래봤자 천원짜리 싸구려가 다 그저 그런 것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 4B 연필과 노트를 산 후 그걸 써 보고는 생각을 바꾼 것이다. 그 후에도 화이트보드와 핸드폰거치기 등을 구입하면서 점점 신뢰가 갔다.

    오늘은 마음에 담아놓은 물건들이 있었다. 지난 번 4B 연필과 노트를 구입한 것은 캐리커쳐 입문을 위한 것이었는데, 조금 실습을 해보니 지우개와 붓펜, 스케치북 등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이소엘 들러 그것들을 산 후 이것 저것 다른 것들도 둘러보다 필요할 것 같은 물건 몇 가지를 골랐다.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과 렌즈보호 유리 등이다. 내 스마트폰은 갤럭시 S21 울트라이기에 그에 맞는 걸 골랐다. 그리고 이런 저런 물건들을 둘러보다 내 눈에 딱 띄었던 게 캠핑용 다용도 나이프였는데, 이건 우선 보기에 색깔과 디자인이 깔끔해 냉큼 샀다.

    오늘 다이소 물건들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캠핑용 다용도 나이프다. 와인오프너와 톱을 비롯해 15가지 기능에 디자인도 심플하고 앙증맞고 깔끔하다. 여러 색깔의 것들이 있었는데, 빨간 걸 택한 것은 뭔가 모르게 스위스의 빅토리녹스(Victorinox)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각 기능의 나이프를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해 봤다. 스테인레스 재질에 날들도 좋고 견고했다. 가격은 3천원. 그만한 기능의 빅토리녹스에 비하면 몇십분의 일이다. 잘 샀다는 생각이 들면서 토요일 북한산을 함께 갈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 기분 같아선 여러 개 구입해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어떨까하는 마음도 들었다.

    말한 바대로 다용도 나이프는 좋았다. 하지만 일장일단이랄까, 그 나머지는 나의 실수도 있었지만, 실망 그 자체였다. 먼저 스마트폰 렌즈보호유리는 잘못 샀다. 갤럭시 S21 울트라 용인줄로 알고 샀는데, 집에 와서 부착하려다 보니 노트20 용이었다. 나의 실수다. 오늘 구입한 물건들 중에 제일 비싼 게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으로 물경(?) 5천원이다. 그걸 조심스레 다루며 나의 스마트폰에 붙였다. 그 후 주의사항을 읽어보니, 스마트폰 지문 등록에 유의하라고 돼있다. 기존의 지문을 삭제하고 새로 지문을 등록하려는 것이다. 주의사항에 따라 지문 등록을 하는데 어라, 안 된다. 수십 번을 해도 안 된다.

    하다 못해 삼성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아마도 필름이 정품이 아니라 그런 것 같다며 서비스센터로 가보라 한다. 결국은 버스를 타고 일산 마두동에 있는 서비스센터엘 갔더니, 들은 말 그대로다. 필름이 액정에 부착이 완벽하게 되질 않고 미세하게 떠 있어 지문 등록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 하는 말이 중국산 제품에서 이런 게 나온다는 것이다. 나는 그 필름이 중국제품인줄 몰랐다. 설명서나 주의사항도 모두 한글로 돼 있어서 당연히 한국산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중국 것 떼 내고 삼성정품 필름으로 갈았더니 지문 등록이 됐다. 집에 와서 그 필름케이스를 살펴보니 맨 아래 쪽에 미세한 글씨로 made in china로 적혀있었다. 렌즈보호유리 또한 중국산이었다.

    ‘좋았다 실망.’ 오늘 구입한 다이소 물건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일장일단이라고도, 호사다마라고도 할 수 있겠다. 금전적으로도 6천원을 손해 봤다. 1천원짜리 다이소에서 6천원이라면 큰 돈 아닌가. 하지만 다용도 나이프는 몇 번을 보고 또 보아도 좋은 물건이고 잘 샀다는 생각이다. 이 다용도 나이프 하나로 오늘 나의 이런 저런 손실과 수고를 퉁 쳐버려도 아깝지 않다고 자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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