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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追憶의 옛 물건들
    추억 속으로 2022. 3. 6. 12:32

     

     

    옛 물건들. 
    무얼 어떻게 하려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나무상자에 나름 잘 보관해 두고있던 것들인데, 
    오늘 우연히도 내 눈에 발견됐다. 
    저런 물건들 한 두어개 없는 집들이 없을 것이라 괜히 궁상 떠는 일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어쨌든 기억을 더듬어 그 내역을 한번 반추해 본다.

     

     


     
    목각 두꺼비는 60여년 전 외사촌누이가 내게 준 선물이다. 
    그 때 누이는 창녕 계성국민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나는 입학 전이었다. 
    누이가 외지에 소풍 갔다왔다면서 마산 오는 길에 나에게 이 두꺼비를 건넸다. 
    누이는 외삼촌이 이혼하시는 바람에 아주 어릴적 부터 계모 슬하에서 자랐다. 
    나는 그게 어린 마음에도 늘 누이가 불쌍하게 보여 나름 잘 챙겼고, 
    그래서 누이와 나는 사이가 좋았다. 
    누이와는 그동안 못보고 지내다 작년 9월 외사촌동생 혼사에서 만났는데, 많이 늙어 보였다. 
    작년 초 매형이 돌아가신 후 상심이 컸던 모양이었다. 
    이 두꺼비를 볼 적마다 누이 생각이 나곤 했었는데, 
    오늘 막상 오랜 만에 대하고 보니 누이에게 돌려주고픈 마음이 인다.

     

     

     

     

    전기 면도기는 1977년 6월 작고하신 선친이 쓰시던 것이다. 
    아버지 상을 치른 후 유품 정리할 때 내가 간직하고자 따로 챙겨놓았던 것이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한동안 저 면도기 내부의, 

    아버지가 남기신 흔적을 보고 눈물을 쏟았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눈물이 나오질 않는다.

    아버지 생각이 새삼 많이 나지만,

    이제 아버지 돌아가실 때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저 덤덤할 뿐이다.

    오늘 다시 저 면도기를 살펴보니 일제 나쇼날(National)이고, 트리머(Trimmer)가 부착된 걸로 보아

    그 당시로는 아마 최첨단의 면도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옛날 가위. 
    이 가위는 아마 나보다 훨씬 나이가 더 먹었을 것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마산 우리 집에 있었던 것이어서 눈에 익은 가위인데, 
    우리는 저 가위를 경상도 말로 '가시게'라고 불렀다. 
    외할머니와 이제 90 나이를 훨씬 넘긴 어머니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가위다. 
    오늘 가위를 좀 자세히 살펴보니, 일제(日製)로 '클로버 시어즈(Clover Shears)' 제품이다. 
    그저께 대구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금명간 한번 내려가겠다고 했다. 
    내려가는 길에 저 가위, 아니 저 '가시게'를 갖고 가 어머니에게 한번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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