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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쪽에 볼 일이 있어 나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경복궁이다. 그러니까 항상 약속시각보다 좀 넉넉하게 잡아 나간다.
경복궁역 5번 출구로 나가면 고궁박물관이 나오고 바로 경복궁이다.
고궁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공사 중이었다.
멀쩡한 통로로 보이는데, 공사를 한다는 건 무슨 이유가 있어서일 것이다.
아마도 5월 9일 윤석열대통령 정부 취임과 함께 있게되는
청와대 개방과 관련이 있는 것인 줄 모르겠다. 이건 내 추측이다.
통로 공사로 인한 어수선하고 복잡한 와중을 벗어나 경복궁으로 나왔을 때,
눈에 확 들어오는 그 무엇이 있었다. 화사하게 핀 벚꽃이었다.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담장 곁의 벚꽃나무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 많지않은 벚꽃들이 봄을 맞아 일제이 화사하게 꽃을 피우니
경복궁 전체가 봄의 꽃잎으로 물들여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만개한 벚꽃을 배경으로 한 북악산도 한참 봄이 무르익는 중이다.
봄의 한 가운데 북악산을 지고있는 경복궁은 참으로 아름답고 포근하다.
무르익는 5월 봄날에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도 부디 국민들의 뜻을 잘 받들어
국민생활을 포근하게 감싸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다.
경복궁에 핀 벚꽃은 서촌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후배들과의 오찬 약속장소인 ‘백석, 흰당나귀’에도 벚꽃의 물결이다.
우리들은 만발한 벚꽃을 보며 또 보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런 와중에 벌어지는 이런저런 상황들.
간단찮은 상황이랄까, 그러니 내가 우째야 할 줄을 모르겠다.
한 후배는 술이 들어가면서 갑자기 박정희 군사독재가 우떻고 저떻고 하면서
거기다 엉뚱하게도 윤석열 당선자를 갖다 붙이고 있다. 앞뒤가 맞지않다 해도 막무가내다.
그 후배가 씨부리든 말든, 한 후배는 창밖의 흐드러진 벗꽃에 꽂혀있다.
창밖의 벚꽃을 스마트폰에 담느라 열중이다.
게다가 주인 아주머니인 박 시인은 홀짝홀짝 술잔을 비우고 있고.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벚꽃은 봄바람에 흩날리고 있는데.'landsca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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