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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기동 ‘쉐레이 암반수 사우나’
    즐거운 세상 2022. 5. 22. 18:25

    구기동 ‘쉐레이 사우나.’ 
    어제 2년 여만에 들러 목욕을 했다. 

    거기서 목욕을 했다는 건, 그러니까 2년여 만에 처음 목욕탕이라는 곳을 가 목욕을 했다는 얘기다. 

    여기 사우나는 우리 북한산 산행친구들이 근 20년 간 이용해오던 곳인데, 코로나로 지난 2년여 간 발길을 끊었었다.

     
    코로나 방역조치가 풀어지면서 우리 북한산 산행친구들 사이에 하산 후 사우나를 가자는 의견이 솔솔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서 각자 개인별로 알아서 하자고 했고, 

    그러는 사이 지난 몇 주간 한 두어 친구가 거기서 사우나를 했다.

     
    나는 어제 산행이 출발부터 좀 힘들었다. 

    그래서 포금정사지에서 사모바위까지의 산행을 포기하고 먼저 내려왔다. 

    그리고 들린 곳이 사우나. 애시당초 염두에 두고있던 사우나 목욕이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예전 그대로 카운터에 앉아 있었고 모든 게 예전 그대로였다. 

    탕 안은 한적하고 깨끗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완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지만, 

    호기(?)있게 들어간 나로서는 오히려 독탕에 들어온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한적하고 넓직하고 깨끗한 탕에서 그야말로 말 그대로 시원하게 한바탕 목욕을 했다. 

    여기 사우나를 광고하는 문구는 ‘서울에서 물이 제일 좋은 곳’이다. 

    우리들은 그 광고문구를 믿고있다. 그만큼 암반수 물이 차고 깨끗하다. 

    나는 물과 함께 여기 한증막을 좋아한다. 온도가 허술하지 않고 꽉찬 느낌을 주는 한증막이다. 

    나는 정말 오랜 만에 모래시계를 네번 구동시켜가며 실컷 땀을 뺐다. 

    그랬더니 체중이 500g이나 줄었고,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근 20년을 거의 매주 다녔으니 안면을 익힌 분들도 꽤 있다. 그 면면들이 일종의 추억일 수도 있다.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몇몇 분들의 안부를 물은 것은 그 때문이다. 

    옛날 인사동 와인 집에서 자주 마주쳐 안면이 있는 E대학의 김수진 교수도 여기 사우나의 단골이었다. 

    언젠가 탈의실에서 둘이 벌거벗고 앉아 옛 인사동 시절을 얘기하곤 했다.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들었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역시 본지 오래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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