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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 아더스(The Others)' - 귀신이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발상의 전환
    컬 렉 션 2022. 6. 18. 16:50
    오늘도 옛날 영화 한편을 봤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01년 작 '디 아더스(The Others).

    재미있는 영화의 묘미는 반전,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의 연출자의 발상의 전환이다.

    영화 '카오스(Chaos)'의 재미는 막판, 범인 잡으러 다니던 코너스 형사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반전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은 관객들의 고정적인 관념을 뒤엎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저마다 보는 관점은 다르겠지만...

     

     

    니콜 키드먼이 분한 그레이스와 두 아이들의 정체가 귀신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영화내내

    두려워했던 대상이 디 아더스, 바로 사람이었다는 내용이 이 두가지를 갖췄다고 보는 이유다.

    연출자가 이 부분에서 주고 있는 메시지는 상식을 뒤엎는 것이다.

    바로 사람이 귀신을 무서워한다는 일반적인 관념 대신,

    귀신이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귀신은 항상 무섭고 강하다는 인식을 이런 발상으로 녹여버린다.

     

     

    영화의 분위기는 아주 우중충하고 무겁다. 안개 짙은 섬, 그리고 음산한 느낌의 오래된 회색풍의 저택.

    이 공간에 두개의 세상이 존재한다. 이승과 저승이다.

    그레이스와 아이들은 죽은 존재로, 그 집에 붙박이가 됐다.

    그들은 저승에 갇혀 있으면서 동시에 이승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한이 맺힌 존재들이라, 영원한 안식을 못찾고 있는 원령 신세들인 것이다.

    전쟁의 와중에 남편은 전장으로 떠났고,

    아이들과 함께 있던 그레이스는 어느 날, 독일군이 들이닥쳐 집을 뒤질 때, 아이들의 입을 막아 질식사시킨다.

    이를 비관해 그레이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얼마나 한맺힌 처지의 인생인가.

    그러니 아이들과 집을 떠나니 못한다.

    남편도 기다려야 하고.

     

     

    그 집은 이를테면 귀신들의 집합소다. 결핵이 창궐해 죽은 그 집의 하인들이 부지기수다.

    영화 초입, 그 집을 찾아오는 하인들도 귀신들이지만,

    그레이스와 아이들과는 어떤 면에서는 관계가 없는 류의 귀신들로 봐야 한다.

    영화는 그레이스와 아이들이 자신들의 아이덴터티를 어쩔 수 없이 느끼고 찾아가는 슬픈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하여 자신들이 귀신이란 것을 알았을 때의 그 안타까운 절망감.

    귀신들도 절망감을 갖는 존재인 줄 모르겠으나,

    아무튼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이 영화를 통한 '귀신관'은 독특하다.

    인격화한 귀신의 존재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01년 미국과 스페인 합작으로 만들어졌으니, 이제는 고전에 속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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