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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半 夜 月
    컬 렉 션 2011. 2. 14. 11:51

     

    반 야월(半夜月).

    우리나라 대중가요계의 '화석'같은 존재이다.

    1917년 생이니 올해 우리 나이로 95세다.

    칠십수년 간 무려 5천여곡의 노래를 만들었으니

    '화석'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을 것이다.

     

    '울고넘는 박달재''불효자는 웁니다''한 많은 미아리고개' 등

    지난 세월, 그리고 지금도 우리의 심금을 울려줬고 울려주는

    이 老 예술가의 노래들은 우리 조선 민족의 한과 슬픔을 담은 목소리요 가락이다.

    특히 일제 강점시기에 나온 노래들이 그렇다. 일종의 저항가요인 셈이다.

    그러나 영욕의 그늘 속에 도사린 그림자도 있다. 이른바 친일전력이다.

    일제의 압박과 강요에 의해 만든 군국가요들이 그 논란이 대상이다.

    그러나 반 야월 선생의 친일논란은 질곡의 시대가 만들어 낸 하나의 역설이다.

    그가 만든 수 많은 주옥같은 민족의 노래들이 그 역설을 압도한다.

    더 이상 이 노 예술가에게 이념의 덫칠을 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지난 11일 반 야월 선생을 뵈었다.

    한 일년 만이다.

    선생의 사무실은 명보극장 뒷편에 있다.

    그의 또다른 사무실이 있다.

    사무실 건물 지하의 옛날식 다방인 '지원'이다.

    선생을 만나 뵐려면 '지원'엘 가야 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생은 따님인 박 희라 씨와 같이 나왔다.

    그리고 작사가 김 주명 씨 등, 선생을 추앙하고 따르는

    음악가 몇 분들도 함께 자리했다.

    옛 스카라 극장 위 '진고개'에서 식사를 했다.

     

     

     

    선생은 아직도 정정했다.

    귀가 좀 어두울 뿐,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고 재미있었다.

    옛날 얘기들, 이를테면 김 두한 수하의 '구마적' 얘기를 재미있게 들려 주었다.

    '구마적'이 마산사람이라는 것도 선생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확인해 볼 일이다.

    선생은 마산사람이다. 그래서 마산에 관한 노래들을 많이 만들었다.

    대표곡이 '내 고향 마산항'이다. 선생의 글에 고 봉산 씨가 곡을 붙였다.

    '무학산 말 바위'도 마산 노래다.

    그 노래 얘기를 하면서 무학산 말 바위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잘 있다고 하니까, 그리움에 젖는 모습이다.

    "엄마가 죽어 말 바위 부근에 있는 묘지에 묻었지.

    무학산 말 바위를 생각하면 엄마가 생각나고..."

     

    반 야월 선생은 요즘도 여전히 현역이다.

    수년 전에 몸소 결성한 '한국 전통가요사랑 뿌리회'를 통해

    우리 전통가요 보존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선생은 매월 첫째 월요일, 종로 3가 옛 '우미관' 자리에서

    '전통가요 부르기 모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원로가수들과 우리 전통가요를 아끼고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 흘러간 노래들을 함께 부르며 정을 나누고

    전통가요 사랑의 결의를 다지는 모임이다.

    선생은 또 먼저 세상을 떠난 가요예술인들을 기리는 추모의 모임도

    연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매년 6월에 개최되는 이 추모제에서 선생은 일제하 암울했던 시절,

    민족의 한이 서린 전통가요로 식민통치에 항거했던

    가요예술인들의 넋을 기리면서 그들의 정신이 오늘의 우리 국민들에게

    안식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따님 희라 씨가 귀띰을 해 준다.

    "3월 모임은 7일, 월요일 입니다.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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