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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거의 먹질 않는다.
한 2년 이상 아내 때문에 일상적으로 먹는 몇가지 채소와 견과 류로 그냥 때우는데,
그래서 생기는 문제가 좀 있다. 허기가 그것이다.
한 정오 쯤 되면 배가 고파지면서 뭐든지 먹고싶어 진다.
허기라는 게 꼭 먹는 것 만은 아니다. 마시고 싶은 것도 그에 포함된다.
그러니 서둘러 먹는 점심이 좀 거창(?)해진다.
하여튼 여러가지 먹고싶은 것들을 잔뜩 챙긴다. 없으면 동네 마트에라도 들러 마련한다.
대개 빠지지 않는 게 있으니 그건 술이다. 한 두어 잔의 소주도 따르게 된다.
오늘 아침에 그 얘기를 했더니, 아내가 그럼 아침을 조금이라도 먹지 그러면서
그러니 폭식에 살이 찌고 운운하면서 타박아닌 타박을 준다.
아내의 그런 반응에 나는 이런 말을 했다.
해 놓고보니 나름 아내를 나무라지 않는 차원에서
그나마 솔직한 말을 한 것같은 생각이 든다.
허기는 역설적으로 나에게는 일종의 활력이다.
허기로 인해 생겨지는 식욕이 그런 것이다.
별달리 생기있는 욕구가 없는 처지에 식욕을 부르는 그런 활력이
나에게는 그나마 살아가는 낙 같이 여겨진다.
손이 닿지않는 등더리가 가려울 적엔 누군가가 긁어줘야 한다.
허기와 식욕은 이를테면 그런 관계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일부러라도 허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오히려 허기를 만들며 그걸 즐기고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저런 허기들이 아무튼 나에게는 필요하다.
말 나온 김에 머리와 생각과 마음을 허기로 채운다면,
활기가 돋으면서 지식에 굶주린 것처럼 될까.
그라운드 제로에서 쳐올라가듯 말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
쓸데없고 잡스런 것들을 모조리 모조리 비우면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그리 되도록 애를 써봐야겠다.'村 學 究'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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