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든 꿈이 있다.
그 것이 현실적인 것이든, 뜬 구름 잡는 것이든 누구에게나 무엇이 되고자,
혹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 것을 ‘꿈’이라는 말로 표현했을 때 느껴지는 뉘앙스는 좀 묘하다.
이를테면 실현되기 다소 어려운 바람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누구나 갖고 꾸는 꿈은 희망과 기대를 의미한다.
꿈을 이루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이에게 꿈은 실현된다.
영화배우이면서 시민운동가로 활동 중인 명계남씨가 갖는 꿈이 재미있다.
고양사람들에게는 그 의미가 좀 각별하다. ‘고양시의회 의장’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라는 것이다.
명씨는 자신의 그 꿈을 공개적인 석상에서 밝혔다.
이른바 대표적인 친노(親盧)인사로 분류되는 명씨의 명성에 비하면 참 소박한 꿈이다.
참여정부 수립을 전후해 그가 벌여온 활동과 경력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명씨 꿈의 대상지역이 고양이라는 것은 그가 고양에 살고 있는 고양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명씨가 고양시의회 의장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그가 강조했듯, ‘자기 동네 정캄의 일선에서 민의를 대변하고 열심히 일 한다면 그의 꿈은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좀 의아스런 생각도 든다. 명씨의 그간의 언행과 좀 배치되기 때문이다.
다분히 돌출적인 그의 언행에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언급도 들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절대 정치 안 할 겁니다. 더러운 성격 때문에 정치는 제가 할 몫이 아닙니다.”
그가 어느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다.
이에 빗대는 것은 아니지만, 혹여 그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그런 자신의 꿈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만약 그랬다면 고양시와 고양사람들을 우롱하는 처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哲)
(고양신문 2005년 1월 27일자)
영화배우 명계남(58)이 최근 한 대부업체 광고에 출연한 데 대해 네티즌과 트위터러들 사이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퍼지고 있다.
지난주 초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러시앤캐시 광고가 그것.
내용은 임종을 앞둔 노인이 서민 금융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후계자를 지목한다는 것으로 설정 자체에 큰 문제는 지적되지 않았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명씨가 ‘노사모(노무현을 사모하는 모임)’ 초대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들어 ‘서민이 잘 사는 세상’을 주장한
그가 자칫 서민을 고금리 늪에 빠뜨릴 수도 있는 대부업체의 얼굴로 나섰다는 것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iroum10은 “명계남씨 러시앤캐시 광고를 찍었다. 출연이야 자유지만 ‘서민 고혈’로 먹고사는 대부업 광고라…실망이 크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과 트위터러도 “연예인이 광고 찍는 건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진보 성향의 당신이 대부업체 광고라니”
“소신있는 언행으로 주목받았는데 아쉽다” “제가 잘못 본 건가요? 명계남씨 같은데 믿고 싶지 않아서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대부업 광고는 그동안 대중에겐 고금리 대출을 유혹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몇 년 전 대부업체 광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연예인들이 광고 출연을 중단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당시 탤런트 최수종은 드라마 ‘대조영’에 출연한 직후 한 대부업체 광고를 찍었다.
이에 네티즌과 팬들은 “민족영웅 대조영으로 쌓은 이미지를 어떻게 대부업 광고에 쓸 수 있느냐“고 비판하자 최씨는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27일 명씨에게서 출연동기와 현재 여론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그가 운영하고 있는 연기학원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한편 지난해 소비자 피해가 잦은 대부업ㆍ보험업ㆍ상조업 등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광고 출연을 일부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고금리 대출을 조장하는 대부업체 광고 등의 경우 유명 연예인의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의 내용을 믿고 거래한 소비자,
특히 노인 등 취약 소비자 계층이 피해를 많이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