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재스민(Jasmine)이 유행이다.
독재권력을 축출시킨 튀니지의 국화가 재스민이고
그래서 붙여진 '재스민 혁명'이라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재스민이 바람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주화 움직임을 타고 우리나라로 치면 '아리랑' 격인
'모리화'라는 노래가 널리 불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모리화는 재스민의 중국 말이다.
한문으로 茉莉花인데, 발음이 모리화인 것이다.
그런데 이 한자어는 우리 발음으로는 말리화'가 아닌가.
오늘짜 조선일보에 어느 기자가 쓴 칼럼에 '모리화'가 나오는데,
이 기자는 계속 모리화라고 쓰고 있다.
현지 발음이 그래서 그렇게 표기하고 있겠지만,
한문으로 쓰고도 괄호에 모리화라고 쓰고 있으니 좀 이상해 보인다.
시인 박 인환이 해방 후 서울 종로에 책방을 하나 냈다.
박 인환은 그 책방 이름으로 재스민 꽃 사용하고 있다.
'말리서사(茉莉書舍)'가 박 인환의 책방 이름이었다.
'모리'보다는 '말리'가 읽고 듣기에도 좋아 보이는데...
[전문기자 칼럼] '모리화' 노래가 불리는 날
조선일보 | 지해범 중국전문기자 | 입력 2011.02.25 13:31 | 수정 2011.02.25 18:31
지난 19일 밤 10시( 미국 동부시각), 뉴욕 타임스스퀘어 계단에 중국 인 수십명이 모였다. 이들은 '中國茉莉花革命(중국모리화혁명) THE JASMINE REVOLUTION IN CHINA'라고 쓴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송이 예쁜 모리화/아름다운 가지마다 향기가 가득/사람들은 향기롭고 하얀 널 칭찬하네/널 한 송이 꺾어다가/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구나/모리화야, 모리화.'
↑ [조선일보]지해범 중국전문기자
이 노래는 중국인이면 누구나 다 아는 '모리화(茉莉花·재스민꽃)'란 민요다. 튀니지 발 '재스민 혁명'이 중국에까지 확산되기를 바라는 뉴욕 화교(華僑)들의 집회에서 이 민요가 불리는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지구촌에 퍼졌다. 한국의 아리랑 같은 중국 노래가 갑자기 '운동가요'로 바뀐 것이다.
지난 20일 중국 네티즌들이 주도한 13개 도시 집회(2·20사건)는 큰 소동 없이 끝났다. 현상적으로 보면, 북아프리카식 혁명이 중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룩한 공산당의 리더십은 여전히 강력하다. 56개 민족으로 된 중국에는 서구식 다당제보다 공산당 일당독재가 더 적합하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갖는다. 게다가 민주화를 주도할 세력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급등하는 물가, 커지는 빈부격차, 만연한 공무원 부패, 청년실업의 증가 등으로 사회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노동자의 주력군으로 떠오른 '빠링호우(80년대 이후)' 세대가 파업을 주도하고, 4억5000만 네티즌은 인터넷으로 공산당의 치부를 가차없이 폭로한다. 정부가 경계해야 할 대상은 민주인사가 아니라 서민대중과 분노한 청년(憤靑)들이란 얘기다. 중국의 1인당 GDP는 2010년 4000달러를 넘어서, 미국 언론인 자카리아가 말한 '민주주의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큰 3000~6000달러대'에 진입했다. 해외 화교들의 중국 민주화 열망도 뜨겁다.
압축된 가스통 같은 사회에서는 종종 작은 불씨가 큰 변화로 이어진다. '모리화' 노래도 그런 조짐을 보인다. 후진타오 (胡錦濤) 주석이 2006년 케냐 방문 때 현지 공자(孔子)학원 학생들과 '모리화'를 부른 동영상과 민요가수 송주잉(宋祖英)이 미국에서 이 노래를 부른 장면 등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국가주석이 불렀으니 우리가 불러도 된다'는 네티즌들의 무언(無言)의 시위다. 다가오는 일요일이나 5·4운동 기념일, 6·4 천안문사태 발발일에 중국 어느 도시에서 '모리화'가 불리는 일이 생긴다면 중국공산당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중국공산당 내부에서도 개혁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2006년 중앙편역국 위커핑(兪可平) 부국장은 '민주란 좋은 것이다(民主是個好東西)'란 글에서 "민주는 인류가 발명한 정치제도 중 가장 좋은 제도"라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원자바오 (溫家寶) 총리는 지난해 "인민이 정부를 감독해야 한다"며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2·20사건은 중국이 큰 정치적 변화로 가는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