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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로그(blog)
    村 學 究 2019. 7. 19. 11:27

    여러분이 여기서 이 글을 보시듯 저는 블로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른바 블로거(blogger)인 셈이지요. 햇수로 거의 10년 가까이 되니, 그 연륜에 맞게 블로그 안에 쌓여진 글이나 사진도 꽤 됩니다. 저는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중년을 살아가는 나의 삶에 깃든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오로지 저만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느끼면서 그것을 기록해 남기자는 것이었지요. 그러니까 오롯이 제 생각과 기록의 저장소로 여기고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세상사 중에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사람'을 주제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블로그가 오늘까지 오면서 직접 써서 포스팅한 글만도 1,400 건에 가까우니, 딴에는 신경을 쓰고 해온 셈입니다.

    '사람'을 주제로 하는 것이니 '사람'에 관한 글이 꽤 많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 제 나름대로의 가치 부여로 써 왔는데, 그런 글은 결국 好. 不好의 관점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말하자면 좋은 느낌을 갖는 사람에게는 호감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 반대의 관점에서는 비판적인 생각을 담게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저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제 블로그에 대한 생각도 그럴 것입니다. 좋게보는 것과 그렇지 않게 보는 것. 그걸 제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 블로그가 저만의 기록 저장소라는 나름의 관점이 너무 강했던 것 같았습니다. 남들이 본다는 것을 다소 간과한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 중에 관종적인 심리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제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기대감이 없을 수 없다는 얘기인데, 이런 점에서는 다소 이율배반적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즈음 제 블로그에는 하루에 한 300 명 가량이 방문합니다. 가끔 씩 어떤 때는 1천 명을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방문객이 아주 미미했지요. 그러던 것이 블로그 일(blogging)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글 하나에는 25만 명이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글은 사회적인 이슈와 관련된 것인데, 이를테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과 탄핵 때 그랬었지요. 그런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그저 하루에 3백 명 정도가 제 블로그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저가 무슨 파워블로그도 아니고 또 그리 되고자 하는 마음도 없고 해서 그냥 이런 상태가 좋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냥 좋다고 여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이즈음 제 블로그를 시비하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물론 제 블로그에 올린 저의 글 때문입니다.

    그저께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 한 어떤 유명한 가수 겸 방송인 쪽에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제 글이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이 된다며 삭제 요청을 해온 것입니다. 저로서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 무슨 내용인가고 봤더니 그렇습니다. 제 글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삭제하라는 것, 이에 불응하면 법적 조치에 들어간다 운운. 그 글은 3년 전에 쓴 글입니다. 그 글을 읽어 봤더니, 무슨 내용이 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감이 안 옵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을 좀 비판적으로 쓴 것인데, 그 내용도 당시 언론에 다 보도된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노래 부르는 가수의 정치적인 행위와 관련된 것인데, 저는 그게 그 가수의 평소 언행에 비춰볼 때 본질은 아닐 것이라는 쪽으로 글을 쓴 것입니다. 그게 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한 모양이다. 아무튼 저의 그 글이 그 사람 기분을 상하게한 것이라면 저가 그리 잘 한 짓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이런 저런 골치아픈 상황이 생기는 게 싫어 저 스스로 글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또 한 건이 생겼습니다. 이번 것은 5년 전의 글입니다. '세월호' 사건을 둘러싸고 잠적 끝에 주검으로 발견된 유 모 씨와 관련된 글인데, 이 글은 저가 현직에 있을 때 썼습니다. 내용은 사업가요 종교가인 그 사람이 엉뚱하게도 사진에 일가견이 있고, 자기가 찍은 이런 저런 사진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던 것으로 크게 보도된 것과 관련해 그 사람의 그런 행각을 비판한 것인데, 그 사람이 수 많은 의혹과 함께 잠적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을 때 쓴 글이지요. 이 글을 신고한 측은 그 사람의 유가족 대리인입니다. 내용은 위의 사례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그 사람의 가족이 제 글을 보고서는 고인의 명예를 훼손시킨다며 신고를 한 것 같습니다. 5년 전 온 나라를 혼란과 의혹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장본인이 그 사람인데, 5년이 지난 이제 와서 그 가족들이 새삼 문제 삼는 이유가 뭘까요. 아마도 이제 세월이 지나 그 사람에 대한 기억도 가물해져가니 그 사람에 대한 복권을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 건과 관련해서도 저가 물러섰습니다. 어쨌든 제 글이 빌미가 된 것이니까요.

    오래 전에 썼던 이런 제 블로그 글들이 이제 와서 새삼 이런 식의 모습으로 파장을 일으킨다는 게 어찌보면 좀 우습고 뜬금없습니다. 또 한편으로 난감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다짐을 하게 합니다. 아무리 작은 한 꼭지의 글일지라도 그 영향력과 파장이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 써야겠다는 것이지요. 저의 블로그 활동이 이번 일로 좀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위축된다는 건 다름이 아닙니다. 세상과 사람을 좀 더 신중하게 바라보고 글 또한 좀 더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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