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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재 정리
    村 學 究 2019. 8. 7. 13:20

    아내의 바람이 있다. 방 좀 정리해 갖다 버릴 것은 제발 좀 내다 버리라는 것이다. 그 방은 좀 점잖게 말해 서재다. 물론 이제 내 서재의 용도는 떨어졌다. 별 일 할 꺼리도 없지만, 그나마 할 일이 있다면 대충 거실에서 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내가 남쪽으로 가 집이 좀 휑한 김에 마음을 먹었다. 방 정리를 좀 하자. 마침 재활용품 내놓는 날이기도 해 그러기로 했다. 
    그 방을 들어가니 한 마디로 쑥시기 판이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가 난감했다. 책들에, 자료들에 고물단지들이 뒤섞여 있다. 더운 날씨도 그렇고 힘쓰기에도 부담스러울 나이다. 나름 방침을 정했다. 매 주 재활용품 내놓는 날, 사과 박스 두 분량 씩만 내다 버리자. 오늘은 일단 잡지 류와 봉투에 넣어져 있는 각종 자료들을 박스에 담았다. 두 박스는 이내 찼다. 잡지들이야 그런 것들이지만, 자료 봉투를 버리려다 보니까, 그게 어떤 것인가가 궁금해 대충 꺼내 봤다. 
    주로 2000년대 초. 중반 언론유관기관에서 일했던 시절의 자료들이다. 강의준비 자료도 있고, 피교육자들 평가자료들, 예컨대 기사작성 평가 등의 것들이다. 그 중 예비저널리즘 스쿨 것을 보니 지금 현직에 있는 모 기자의 글도 있다. 그런 자료들을 보니 그 시절이 돌이켜지면서 잠시 회상에 젖기도 했다. 회상은 미련을 낳는다. 그런 자료들 버리기가 좀 아쉽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인가 스스로 다 잡으며 이내 마음을 바꿨다. 미련 갖지말고 버리자. 그렇게 해서 박스에 내다 담았다. 
    재활용품 정리하는 경비 아저씨가 좀 의아해 한다. 무슨 봉투 류가 그렇게 많습니까. 달리 해 줄 말이 없다. 아, 그저 몽땅 버리는 겁니다, 몽땅! 내 말이 좀 투박스럽게 들렸을 것이다. 
    두 박스 버려봐야 별 '폿대'도 안 난다. 책장 아래 한 켠이 좀 비워졌을 뿐이다. 그래도 속은 시원하다. 역시 이제는 버리고 살 나이라고 스스로 자위해 본다. 
    책상에 앉아 내 주에 버릴 것을 생각 속에서 대충 추스리고 있다. 기 백권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는 파주 사시는 선배가 가져 가기로 한 것이 오래 전인데, 그건 별도로 박스에 담아 놓아야 겠다. '월간 산' 잡지는 좀 아까운 생각이 든다. 1983년부터 모아 놓은 것인데, 얼추 15년간의 분량이다. 내 주엔 이 잡지들을 미련없이 버려야 겠다고 마음을 다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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