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팬덤(fandom) 악플'이라는 것
    세상사는 이야기 2019. 8. 25. 11:42

    이른바 악플이란 것의 세례를 처음 받아봤다. 

    어떤 언론인의 글에 댓글을 달았더니, 정작 본인보다는 그 양반을 추종하는 무리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이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는 그게 내가 유발한 측면이 있다. 그 언론인의 글에 상당한 편향성이 보여 그걸 지적했는데, 내 댓글 자체에 감정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인 그 양반은 나의 지적에 자신의 편향성을 솔직히 인정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처음에는 좀 젊잖게 나를 나무라는 댓글이 달리더니 나아갈 수록 점점 비방적으로 나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더니 결국엔 인신공격성의, 나를 모독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계정을 뒤져 페친까지를 열거하면서 조롱하는가 하면 나의 나이를 감안해 노인 폄하까지도 서슴치 않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이 참 가관이었다. 
    그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으니까 밤 사이에도 그런 댓글이 달렸는데, 재미있는 것은 언론인 그 양반은 한 두어번 슬쩍 들어와서는 가볍게 나를 나무라고는 또 슬쩍 나가버리는 것이다. 
    황당하게 처음 겪어보는 것이지만, 나름 악플이 무엇인지에 관한 '소양'은 얻었다. 악플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호.불호에 의한 의사표현의 방식인 것이나, 문제는 그게 무리지어 떼로 한 특정인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팬덤현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말하자면 좋아하고 추종하는(특히 정치이념적으로) 한 특정인 주변에 진을 치고들 앉아, 그 특정인을 건드렸을 경우 가차없이 무분별적으로 떼를 지어 공격한다는 것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인신모독과 아울러 거의 완전히 털리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신상에 위협까지를 받는 지경에까지 몰린다는 걸, 이번에 직접 겪고보니 당해보니 짐작이 된다. 
    그 언론인이라는 양반이 올리는 글을 보니 수백 개의 공감이 달린다. 댓글을 훑어보니 거의 대부분이 칭송하고 찬양하는 것들이다. 그런 요지경인 줄도 모르고 그 속을 파고 든 내가 어리석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서운 세상이다.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이신문, 혹은 신문지(新聞紙)  (0) 2019.09.09
    태 풍  (0) 2019.09.07
    친구 꿈  (0) 2019.08.16
    무더운 날, '당산동 악마'를 떠 올리며  (0) 2019.08.11
    지하철에서의 이상한 是非  (0) 2019.08.09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