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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갔다하는 '曲言阿世'의 글時事 터치 2019. 9. 21. 13:16
비록 장관이 됐지만 조국은 만신창이고 동네북이다. 한 짓이나 하고있는 짓이 그러니 그럴 만도 할 것이지만 보기에 참 딱하다. 신문들도 조국을 때리는 글 일색이다. 이런 글들 가운데 재미있는(?) 것도 더러 있다. 메시지가 명료하지 않은 왔다 갔다 하는 글이다. 아무리 조국을 비난하는 대세라지만 조국을 감싸는 정권의 눈치를 감안해야 하는 매체에 실리는 그런 글들이 그렇다.
오늘 중앙일보에 게재된 '금선탈각(金蟬脫殼)' 제하의 칼럼도 그런 글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다. 한자로 세상을 풀어 이야기한다는 칼럼인데, 당연히 조국을 다루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시작으로 조국을 꾸짓다가 '허물 벗은 매미처럼, 상대방 눈을 속이고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행위'를 꼬집는 '금선탈각'이라는 경구로 마무리하려 한 것으로 읽히는 글이다.
그런데 끝 부분이 애매하고 이상하다. 조국과 조국 가족의 이런 저런 게 잘못된 것이고 대통령의 임명 결정 또한 잘못됐다는 걸 결론으로 삼아 얘기하다가 마무리하는 지점에서 갑자기 "만일 그게 아니라면"의 가정법으로 이어지는 게 그렇다. 거기서 왜 가정법을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글은 이렇게 끝난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야당의 정치공세는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불법 없음과 최소한의 도덕성이 확보된 이상, 국민들이 촛불로 응징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쓴 사람의 의도가 되죽박죽이다. 메시지는 안 보이고 박식한 한문실력만 돋보인다고나 할까. 이런 식으로 쓸 수밖에 없는 글쓴 이와 매체 고충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런 식의 글로 어떤 주장을 담으려 하는 것은 국민독자를 우롱하는 일이다. 曲言阿世라고나 할까. 한문을 앞세웠으니 曲學阿世이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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