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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교대 역 인근의 어느 이자카야.
도서관에서 조신하게 하루를 마감하려는데, 후배로부터의 전화.
형, 고등어 초회 잘 하는데가 있는데 우떻는교?
마다할 수가 없다. 다른 한 후배도 나왔다.
고등어 초회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 후배 담배 피러 간 사이에 다른 후배에게 물었다.
회사에서 실적 부분 3개 상을 휩쓸어 그 턱을 낸다는 것이다.
칭찬에 인색하지만 한 소리 안 할 수가 없어 욕 봤다 했더니 돌아오는 말이 이렇다.
그게 아니고 노인 대접을 하는 겁니다.
하기야 요즘 좀 그렇다. 후배에게서 술 얻어 마시는 회수가 잦아지고 있다.
노인 취급(?) 받는 것에 대한 일종의 리워드인가.
후배 말대로 고등어 초회가 맛있다. 적당하게 숙성이 돼 식감이 아주 부드럽다.
일본 사람들 좋아하는 전갱이 초회는 고등어와 다르다.
식감이 좀 묵직한 게 씹히는 맛이 좋다.
고등어, 전갱이 초회 사진을 찍었는데, 사라졌다.
어느 순간 후배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철진이 쟤는 눈을 감고 있는 게 무슨 도 닦는 모습이다.
고등어, 전갱이 초회 외에도 이것 저것 많이 시켜 먹었다.
소맥을 마셨다. 후배가 제조한 소맥이 특이했다.
맥주 글라스에 한 가득 얼음을 넣고 만드는데, 세 잔 만드는데, 거의 소주 한 병이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 마셨는데, 소주를 몇 병 마셨는지 모르겠다.
2차도 감자탕에 소주다.
많이들 떠들고 많이들 웃었다.
후배들과 함께 한 즐거운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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