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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산'이라는 영화
    볼 거 리 2019. 12. 25. 07:10

    영화는 주로 선입견을 갖고 본다. 영화에 관한 홍보선전을 머리에 담아 대략적인 줄거리를 상상하고 보는 것이다. 물론 걔중에는 틀린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선입견이 들어맞는 영화가 많다.

    어제 본 '백두산'이라는 영화는 그런 선입관이 반쯤 들어맞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포스터나 스틸 픽처, 주연 배우 캐스팅으로 보아 영화가 대형 재난 사고를 다룬 것이라는 생각은 맞았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생각과 전혀 딴판이었다. 영화가 너무 정치적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면서는 특수 촬영기법으로 다룬 재난 현장이 매우 스펙터클해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그런 장면들이 지나고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로 들어가면서 어, 무슨 영화가 이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몇 달간 나라를 들쑤셔 놓고있는 조국이라는 작자를 옹호하는 '조국 감싸기'와 反美적인 요소가 가득찬 '문빠 영화'라는 심증이 굳어져 갔다. 거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특정 타이틀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부터 그랬다.

    조국이 민정수석 아니었던가. 그 청와대 민정수석이 여자로만 바뀌었지, 연신 강조되는 그 타이틀로 거의 재난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구국의 전사로 나온다. 게다가 동맹인 한국군과 미군이 전투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하게 한다. 그 쪽으로 프레임을 가둔 느낌이 들면서 스토리 구성이나 전개의 견강부회가 너무 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에다 영화의 스토리 베이스는 20여년 전에 나온 '딥 임팩트(deep impact)'를 쏙 뺐다. 글로벌적이건 국가적이건 대형 재난을 극복하는 대통령의 리더십 부각이 그렇고, 재앙이 들이닥치는 것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그랬다.

    덧붙여 재앙을 주재로 다룬 영화에서 '심각성(seriousness)'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주연배우들의 희극적인 요소가 너무 가미되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좀 씁쓸했다. 영화의 정치선전화? 지금이 1930년대 히틀러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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