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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心亂하다
    村 學 究 2020. 2. 23. 16:33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렇고 이런 저런 일로 심사가 뒤숭숭하니 술 마시는 빈도가 잦다. 이번 주 들어 세 번이다. 아내에게 한 소리 듣고도 어제 또 마셨다. 술 마시는 동안은 근심 걱정이 사라지지만, 그건 일종의 땜박이일 뿐이다. 마시고 난 다음 날은 심란함의 강도가 오히려 세진다. 그래서인지 오늘 오후는 상당히 울적하다.

    어제는 후배들이 불러 백석동에서 마셨다. 얼마 전 병원신세를 진 한 후배는 안부가 걱정됐는데, 만나보니 완전 회복은 아닌 것 같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우리들은 그걸 빌미로 한 잔을 더 마셨다. 두 후배는 씩씩하고 명랑하다. 그리고 둘이 서로 잘 논다.

    한 후배는 어제 처음 봤다. 경주 사람이라 반가웠다. 내 아버지 고향이 경주 인근의 아화라 그 쪽 얘기를 많이 주고 받았다. 반술이 돼 간 2차 집에서는 홍어를 안주로 삼았다. 삼합이 아니고 그냥 생 홍어를 썰어주는데, 뒷 맛이 홍어 특유의 맛을 주면서 상큼했다. 소주에 딱 맞았다. 몇 병을 마셨다는 얘기다.

    집으로 오는 길에 웬 일인지 이상한 허기가 왔다. 전철 역 안에 빵집이 있길래 거기 들어가 케익을 사 먹었다. 어제는 큰 아이 생일이다. 케이크를 먹다가 아이 생각이 나 케익을 샀다. 집으로 와서는 아내에게 술 안 마신 것처럼 시치미를 땔 요량으로 조신하게 아내 올 때를 기다렸는데, 아내는 집에 들어서자 마자 담박에 눈치를 챘다. 그것 뿐이었다. 내가 일찌기 들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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