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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 듯 글을 쓰는 사람
    컬 렉 션 2020. 3. 17. 16:54

    말하듯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 더러있다. 그러니까 말이 곧 글이 되는 것이니 타고 난 글쟁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페이스북에서 만난 분 중에 두 분이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 분은 조 모라는 기자였다(근자에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알고있어 과거형으로 적는다). 종편에 많이 나오는 기자인데, 논조가 정연하고 기자답게, 하고자 하는 자기 주장이 강하다. 이를 토대로 말 또한 달변이다. 그런데 이 분이 페이스북에 쓰는 글도 그렇다. 방송을 보고 느끼는 것이지만, 방송에서의 그 달변이 그대로 글로 이어지고 있는 걸 많이 봤다. 보면서 부러움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또 한 분은 나의 고등학교 선배님이다. 경동시장에서 약재상을 하고 계신데, 시인이다. 그 선배의 이런저런 글을 또한 페이스북에서 자주 대한다. 글이 쉽고 평이해 읽기에 좋다. 작년인가 시집을 내시면서 한 권을 보내주셔서 읽었는데, 시문이 아주 생활적이면서 간결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시심은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글들이었다.

     

    오늘 아침에 경동시장엘 갔다가 선배님 가게에 들러 비로소 처음으로 인사를 드렸다. 한 20여 분간의 짦은 만남 동안 주고받은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선배의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했다. 군말이 없었다. 문득 어떤 기시감 같은 걸 느끼게 했다. 선배의 말씀에서 페이스북에서 대하는 선배의 글이 느껴졌다는 얘기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선배도 말씀 하시듯 글을 쓰시는구나 하는.

     

    선배를 만나고 집으로 오는 1시간 30분 남짓한 그 시간에 선배는 페이스북에 시 수 편을 올리고 계셨고,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 글을 대하고 있다. 선배의 경동시장 가게는 손님들로 어수선스럽다. 그런 분위기에도 선배는 거기서 글을 쓰신다. 책상에 PC가 한 대 있었는데 아마도 그것으로 쓰시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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