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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사랑방 칼국수'의 닭백숙먹 거리 2020. 5. 24. 11:00
충무로에는 옛 맛집이 더러 있다. 꼬리곰탕을 잘 하는 '파주옥'도 있고 돼지갈비 전문의 '뚱보갈비'도 있다.
1980년대를 충무로에서 보낼 때 많이 들락거리던 맛집들이다. 그 가운데 한 집이 '사랑방 칼국수'다.
이 집도 어언 반세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륜이 오래 된 집이다. 이 집 칼국수는 특색이 있다.
옛스런 노란 양은냄비에 담겨져 나온다는 것이고, 마늘 양념이 풍부해 그 국물 맛이 진하고 맛깔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 칼국수는 술 마시고 난 후 해장으로 인기가 높다.
점심 때면 간 밤의 술로 고달퍼 진 속을 달래고자 이 집 칼국수를 먹으려는 충무로 직장인들이 줄을 설 정도다.
칼국수와 함께 이 집의 인기 메뉴로 손 꼽히는 것은 닭 백숙이다.
이 집 특유로 장만하는 닭 백숙이기에 이 집 특유의 맛이 있다. '비법'으로 푹 삶겨진 닭은 부드럽기 그지없다.
뼈마저 흐물거릴 정도이니, 백숙 한 마리가 거의 버릴 것이 없다.
이 집 닭 백숙에도 마늘이 많이 들어간다. 풍부한 마늘은 닭 냄새를 흡수함으로써 담백하면서 오묘한 맛을 더 한다.
그저께 모처럼 나간 충무로 길에 들린 '사랑방 칼국수.'
인근 카메라수리점 정 사장 등이랑 닭 백숙을 안주로 소주 한 잔을 했다.
저녁 6시부터 모든 자리가 다 차서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릴 정도였다. 어쩌다 충무로 길에 한 번씩 들리지만,
이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알고보니 얼마 전 텔레비전을 탔다는 것이다.
방송에 소개 된 게 한 두어 번이 아닐 것인데, 그거 다시 한 번 탔다고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을까 싶었다.
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얼마 전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좀 쉬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과장을 좀 보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칼국수고 닭 백숙이고 예전 맛이 나질 않는다는 항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두 분이 가게에 다시 들어왔고, 비로소 그 옛 맛을 아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랜 만에 먹어보는 닭 백숙은 과연 옛 맛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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