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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憑 依(빙 의)
    村 學 究 2020. 11. 4. 18:13

    빙의(憑依). 흔히들 귀신이 씌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귀신들림'이라는 뜻이다.

    죽은 어떤 사람의 영혼, 쉽게 말하자면 귀신이 어떤 사람에게 들어감으로써 그 사람이 그 귀신의 지배를 받는 경우, 혹은 그 상태를 말한다. 이 말을 토대로 한 현상은 무속이나 심령과학에서 많이 나타난다고들 한다.

    무속이나 심령관련 현상을 부정하는 측면에서는 빙의를 정신의학적인 질병의 일종이라고 여긴다.

    그러니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자아인 다중성격적인 증상으로 진단하는 것인데,

    이는 평소에 자제되어 있던 내재된 다른 인격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한다.

    정신의학적인 차원에서는 빙의 대신에 따로 쓰여지는 전문적인 용어가 있다.

    그러니 아무래도 빙의는 그 상태나 용어가 무속이나 심령과학에 어울리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나는 근자에 빙의와 관련해 이런 일을 경험하고 있다.

    젊은 딸의 고질적인 만성질환을 갖고있는 어느 어미는 마산에서 현대의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았을 뿐더러 병명조차도 알 수 없었다. 보기가 하도 딱해 서울 아산병원을 주선해 주었고, 모녀는 두어 번 오르내리며 신경과와 이비인후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또한 역시 그랬다. 주선해 준 처지로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어제 그 어미로부터 전화. 딸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좋아지고 있느냐 물었더니, 용한 무당으로부터 굿을 받은 후 그리 되고 있다고 했다. 혼자 서거나 걷지를 못해 일상을 휠체어에 의존해 왔는데, 굿을 받은 후 이제는 서기도 하고 걷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젊은 총각 영혼에 빙의가 되어 딸에게 그런 병이 생겼다고 무당을 빌어 말하는 그 어미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겨울에 굿 한번 더 하면 털고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강한 기대감이었다.

    나는 그저 듣기만 했다. 무슨 짓을 하든 딸이 낫기만을 학수고대하는 그 어미에게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카톨릭 신자다. 그런 처지에서 이런 경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 지가 좀 난감하다. 그러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 모녀의 얘기를 듣고 나름 병원을 주선해준 후 나는 그 딸을 위해 거의 매일 기도를 드렸다. 그 딸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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