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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랑쫄랑 아내 따라 장에 가는 것도 재미있다.
나도 이제는 많이 수그려졌다.
예전에는 어디 쇼핑가면 항상 아내와 말다툼이다.
흥정하는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게 나로서는 짜증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서로들 같이 백화점이나 시장엘 가는 걸 기피했던 측면이 없잖아 있다.
이제 나이를 먹으니 그게 변한 것이다.
물론 오늘 원당시장엘 가서도 타박을 듣긴 했다.
나의 식탐 때문이다. 식탐 그 자체도 그렇지만, 그것으로 인해 이빨이 망가져 간다고 아내는 보고있기 때문이다.나는 전복이 먹고 싶었다. 그것도 그냥 생으로 썰어 어그적 어그적 먹는.
아내는 또, 또, 또 한다.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고 얌전히 쫄쫄 따라가고 있는데,
아내는 나의 그런 모습이 좀 그랬던 모양이다. 그래서 결국 전복을 샀다는 얘기다.
전복에, 조기에, 고등어에, 오징어에, 된장 콩잎장아찌에, 마늘쫑장아찌에...
하여튼 바리바리 샀다. 집으로 오면서 마음이 풍성해졌다. 왜?
그 먹거리들이 하나같이 모다 소주 안주감 아닌가.'村 學 究'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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