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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漢山 진달래, 탕춘대 성세상사는 이야기 2021. 3. 21. 10:26
어제 비 오는 날, 호젓한 북한산 산행.
진달래가 비 속에서 나를 반긴다.
머얼리 족두리봉은 비구름에 휩쌓였다.
그래서인지 진달래가 유독 화사하다.
문득 신동엽 시인이 생각난다.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화사한 그의 꽃/山(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비 내리는 북한산에서 진달래를 보며 신동엽의 이 시 구절이 왜 떠올려졌는지 모르겠다.
신동엽 시인의 북한산 진달래를 생각하며 한참을 걸었다.
회상의 북한산 진달래가 된 셈이다.
불광동에서 올라 산길을 걸어 닿은 곳은 탕춘대 암문.
친구들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항상 그러하지만, 탕춘대 성과 그 아래 암문에서 떠올려지는 인물은 연산군이다.
봄을 얼마나 질펀하게 즐겼으면 '蕩春'이라고 했을까.
그런 연산군을 생각하면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절로 되뇌여 진다.
그 탕춘대 성이 이즈음 요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암문 위 인왕산 기차바위로 이어지는 탕춘대 성이 등산객들의 등쌀에 훼손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조치를 취한 것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 방안이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대나무를 이리 꼬고 저리 꼬아 접근을 못하도록 해 놓은 몰골이 그렇다.
지나가는 등산객들마다 그 모습을 보고 안내문을 읽어보지만, 해 놓은 형상을 보고는 다들 혀를 찬다.
앞으로 탕춘대 성이라 부르지 말자고 한다.
대신 '탕춘竹城'이라고 바꿔 부르자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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