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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17일 북한산 산행
    세상사는 이야기 2021. 4. 18. 10:34

    코로나로 동창회 등 모임이 사라지다시피한 게 거의 일상화 됐다.

    내 주변에 그래도 하나 살아 움직이는 게 있다. 중.고등학교 등산 모임인 '북한산 포럼.'

    모임 이름에 북한산이 들어가는 건 주로 북한산 만 다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북한산 만 가는 건 아니다. 지리산 종주도 거의 10년 째 이어오고 있다.

    대피소가 개방되면 지리산엘 갈 것이라고 서로들 다짐을 하고있는데,

    돌아가는 형국으로 보아 당분간은 쉽지않을 것 같다.

    토요일 어제 산행엔 모두 9명이 나왔다. 많이 나온 셈이다.

    지난 주에 빠졌던 하삼주 교수와 내 대부되는 윤철원 친구도 모처럼 나왔다.

    나는 불광동에서 올라 탕춘대 암문에서 친구들과 합류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많이 걸은 셈이다.

    재잘거리며들 사모바위 쪽으로 오르는데, 몇몇들이 포금정사 터에서 게으름을 피운다.

    날도 꾸무적하고 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니, 그 쯤에서 내려가자는 것이다.

    결국 갈라졌다. 4명은 하산하고 5명은 오르기로.

    구기동 '삼각산'에서 다시 합류했다.

    코로나로 인해 뒤풀이 모양도 이상해졌는데, 이제는 모두 익숙해졌다.

    따로 따로 앉아 먹고 마시는 것이다.

    두 친구가 이념문제로 부닥치고 있든게, 결국 뒤풀이에서 폭발했다.

    같이 붙여둔 게 잘못이었다.

    술집이 떠나갈 듯이 서로 다투었다. 나는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다.

    누가 말린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2차 '코만도'에서 둘은 화해를 했다.

    둘은 우리들 보는 앞에서 조건을 달았다.

    앞으로 절대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겠다고.

    어제 신고 간 등산화에 대한 얘기를 좀 하자.

    산에 가면서 근자에 이상한 습벽이 생겼다.

    어디 쳐박아 놓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예전 등산화에 애착이 가는 것이다.

    어제 신고 나갔다가 등산화와 더불어 나도 '골동품' 취급을 받았다.

    트레제타(Trezeta). 1980년 대 중반 무렵, 회현동 지하상가에서 산 것이다.

    고운 아주머니가 주인인 등산용품점이 있었는데, 거기를 꽤 많이 들락거렸다.

    그 때 이 등산화 값이 25만원인가, 30만원 했었다. 카드로 몇 개월 분할해서 샀을 것이다.

    이 등산화로 많은 산을 누볐다. 설악의 공룡능선, 용아장성, 서북능선 종주 등등.

    고양으로 이사 온게 20여년이니 그 때 이사 오면서 쳐박아 둔 것이었는데,

    어제 꺼내보니 아즉 신을만 했다.

    등산화가 좀 많다. 잠벌란(Zamberlan)도 두 켤레 있고, 트레제타 다른 것도 한 켤레 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신어도 될 것 같다. 그런데도 옛 등산화를 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빨리 닳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랄까.

     

    예전 아버지 돌아가실 때가 생각난다. 지리산 종주를 하시고 온 그 며칠 후 드러누워셨다.

    의식이 깜빡깜빡하셨는데, 몇 마다 말씀은 명료하셨다. 그 중의 한 말씀이 이랬다.

    "내 등산화, 현관에 좀 내놔라. 산에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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