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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백두산 등정기록, <아아! 천지다>컬 렉 션 2021. 3. 26. 08:25
백두산에도 봄이 왔을 것이고, 금낭화 등 백두산 야생화들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겠습니다.
지금 한국(남한) 사람으로서 백두산을 등반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남북관계가 경색되어있는 현금의 처지로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이들 갔었습니다.
코스는 중국 길림성을 들어가 오르는 방식으로, 모두들 으레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민족의 성산이라는 백두산을 중국을 통해 들어간다는 게 분단민족의 서러움입니다.
저의 바램은 우리 땅을 밟아 백두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껏 중국 쪽에서 오르는 백두산을 가보지 않겠다는 고집을 갖고 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936년 캐라반 형식으로 북한으로 오른 백두산 등정기록인 <아아! 천지다>,
이 책은 백두산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을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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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성산인 백두산의 옛 등정기록이 얼마나 있는 줄 모르겠습니다만, 1936년에 나온 이 기록을 읽어보니 재미있습니다. 중국 쪽이 아니라 북한 쪽으로 백팩킹을 해 오른 기록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런 방식의 백패킹으로 백두산을 오르는 것과 관련해 1936년 조선일보에서 민족대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백두산탐험대'를 결성해 등정한 기록인데, 당시 조선일보 서 춘 주필을 단장으로 역사, 생물, 지리 등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해 모두 34인의 대원들이 백두산을 올랐던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이들 '백두산탐험대'는 1936년 8월 7일 경성을 출발해 함경북도 무산까지는 열차로 간 후 농사동을 거쳐 그 후부터는 무봉, 무두봉 등에서 야영을 하며 7일 째 되는 날 드디어 천지에 도착합니다. 그 후 무두봉, 삼지연 등에서 역시 야영을 한 후 , 포태리, 혜산진을 거쳐 경성으로 돌아오는 12박 13일간의 장정입니다. 당시의 이 등정기록을 담아 1989년에 출간 된 책이 '아아, 천지다'입니다. 이 책의 서문을 1936년 당시 25세의 나이로 개성 호수돈 고녀에서 막 교편생활을 시작한 후 이 탐험대에 합류한 류달영(1911-2004) 선생이 쓰고있는 게 인상 깊습니다.
당시 탐험대 단장을 맡았던 서춘(1894-1944) 이라는 분의 이력이 눈에 띕니다. 동경제국대와 교또제국대를 나온 이 분은 3.1운동 전 동경 유학생들의 2.8 독립선언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거친 명망있는 언론인입니다. 하지만 3.1운동 후 일제에 협력해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일을 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친일파이지요. 근데 1989년 간행된 이 책에는 친일행적에 관한 언급은 없이 '당대의 대언론인'으로 소개되고 있는 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저 역시 백두산을 이런 방식으로 오르고 싶어 이 책을 소중하고 재미있게 읽고 또 읽어보곤 합니다. 백두산을 이런 방식으로 오르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입니다만, 이는 두 가지의 버킷리스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민족의 통일이겠지요. 통일이 되어야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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