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失鄕, 마산과 삼천포의 그 同病相憐추억 속으로 2010. 12. 9. 16:21
전철 역 앞에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모임이 있는 호텔로 가는 버스다.
마누라는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둘은 아이구 웬 떡이냐는 기분으로 차에 올라 탔다.
미니 버스 차 안은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않아 있다.
그들끼리 하는 얘기들이 정감이 있다.
사투리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누라가 물었다.
저 사람들 혹시 동기들이 아니냐,
그리고 송년회 모임장소로 가는 사람들이 아니냐.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중학교 동기들을 모를리가 있나.
그들은 우리 동기생들이 아니었다.
그 사람들 얘기 중에 친근한 도시 이름이 나왔다.
삼천포.
아, 그래서 말씨가 마산 거와 비슷했구나.
마누라는 그제서야 이해하는 눈치다.
그 사람들은 삼천포 사람들로,
우리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송년 향우회에 가는 중이었다.
갑자기 한 소리 하고 싶어졌다.
삼천포, 그 없어진 도시 아입니꺼. 우리 마산도 없어졌는데.
그러나 괜히 마누라로부터 한 소리 들을까 싶어 그만 뒀다.
호텔 3층이 모임 장소인데,
삼천포 향우회도 같은 층, 그러니까 우리 장소 바로 곁이다.
우리보다 참석인원이 훨씬 많다.
출입문 앞이 북적대고 화환이 즐비하다.
그래도 향우회모임인데, 아무렴 그렇지 않겠는가.
그들 행사는 우리보다 일찍 시작됐다.
성미들이 그리 급한가.
조금 있지 않아 악기가 울려대고 노래가 들려온다.
우리는 그무렵 경과보고니 해서 조용하게들 앉아 있었다.
우리 분위기가 조용해서 그런지,
옆 방에서 부르는 노래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러나 그닥 듣기 싫지않은 노래들이다.
누군가가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른다. 나훈아 노래들이다.
메들리로 부르는데, 가수 뺨치는 노래 솜씨다.
나훈아 노래는 언제 들어도 정겹다. 특히 고향노래는 더 그렇지 않은가.
'고향역'
아무렴 그렇지 그 노래가 빠질리가 있나.
고향가는 기차발동 구르듯 귀에 익은 전주가 나오고 노래가 나온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갑자기 그 쪽 방에 가서 함께 부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조금 있으니, 그 노래는 합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고향역'은 리듬이 경쾌하고 맛깔스럽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구슬프다.
코스모스 피어있던 그리운 고향역은 어디로 갔는가.
마산과 삼천포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날 우리나라 지도상에서 그 지명이 없어진 것이 그 것이다.
삼천포는 사천시로 흡수되면서 말 그대로 '삼천포'로 빠져 버렸다.
우리의 오래 된 고향, 마산은 어떤가.
타지 출신 정치가.행정가들이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창원으로 흡수돼 버렸다.
설마설마가 사실로 돼 버린 것이다.
우리들은 졸지에 고향 잃은 신세가 됐다.
이제 와서 울고 불고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고향역'
삼천포와 우리 마산사람들의 '고향역'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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