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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세즈닉 수녀 살인사건을 다룬 'The Keepers' - 정의와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컬 렉 션 2021. 6. 19. 06:29
보지 않았어야 했다. 결론은 뻔한 것인데, 이를 비틀어 질질 끌어가는 느낌이다.
분량이 길 뿐더러 화도 나고 맥이 빠진다. 무엇보다 진실과 정의에 대한 무력감이다.
넷플릭스에서 어제 우연히 접한 ‘천사의 증언’이라는 2017년 제작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원제가 ‘The Keepers’인데, 악의 편에선 자들을 의미하는 뜻에서 이런 타이틀을 단 것 같다.
1960년대 말 볼티모어의 한 카톨릭계 여자고등학교에 재직중이던 캐시 세즈닉(Cathy Cesnik) 수녀
살인사건을 다루고있는 것이지만, 그 핵심은 한 카톨릭 사제의 성추문과 관련된 것이다.
조셉 매르켈(Joseph Markell)은 신부의 탈을 쓴 악마적인 존재다.
조셉 메르켈(1939-2001)
그 키어(Keough)여자고등학교의 교목으로 있으면서 수십 명의 여학생을 상담을 명분으로
성폭력과 성추행을 일삼다가 꼬리가 밟힐 듯 하니까 세즈닉 수녀를 죽여버린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여학생들이 겁에 질려 입을 닫는 바람에 이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묻혀 버린다.
이 사건은 그 후 이십 수년 만인 1995년 매르켈로부터 당한 주요 피해자들 중의 한 명인
진 웨너(Jean Wehner)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다. 그녀의 죽어있던 기억이 어떤 이유로 되살아나
매르켈 신부를 단죄하려하면서 세상에 알려진다.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법원에서 기각 당한다.
진 웨너(Jean Wehner)
진 웨너의 이른바 ‘회복된 기억(recovered memory)’에 대한 논란 끝에 법원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관점으로 공소시효를 들이대 기각시킨 것이다.
‘회복된 기억’은 그 후 미국 심리학계에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매르켈 신부에 대한 단죄는 그것으로 흐지부지되고,
메르켈은 2001년 사망해버린다.
시리즈물이지만, 1, 2회에서 매르켈의 악마성은 의심의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러나 법이라는 장치, 그리고 미국 카톨릭교회가 감싼다.
7부작으로 된 것인데, 3부까지 보고 그만 접기로 했다. 화도 나고 지겹기도 해서다.
대신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해 여론에 호소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세즈닉 수녀와 조이스 말레츠키를 위한 정의(Justice for Catherine Cesnik and Joyce Malecky)’ 그룹에 가입했다. 조이스 말레츠키는 세즈닉 수녀와 함께 희생된 또 다른 피해자다.
페이스북에 이 그룹이 아직 존재하고 활동적인 건, 이 사건의 진상이 아직 규명되고 있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나는 더 이상 이 영화를 계속 보기에 맥이 풀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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