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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지성주의'와 '에그헤드(Egghead)'misce. 2022. 5. 11. 12:15
윤석열 대통령의 10일 취임사의 한 대목을 듣고 좀 뜨끔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관념과 행태에 물든 정치인들일 것이고 권력에 부화뇌동하는, 이른바 지성인,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자들이 아닐까 싶다. "국가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게 '反지성주의'라는 것, 그리고 그 상대적이고 유사한 개념, 이를테면 과학과 진실을 전제로 한 지성주의와 합리주의의 의미까지를 강조한 것이다. 사실 지성과 지성인, 지성주의는 그 개념이 그리 구체적이고 간단하지가 않다. 그걸 보고듣기에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쾌도난마적으로 언급한 것인데, 그로써 정치적인 측면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지성과 지성인,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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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鐘路)에서세상사는 이야기 2022. 5. 10. 13:37
어제 모처럼의 종로 나들이에서 만난 풍경들. 탑골공원 쪽은 이러쿵 저러쿵 좋지않은 시선들의 말들이 많지만, 내가 보기엔 ‘노인들의 천국’이다. 거기를 지나면서 내 맘이 안온하고 푸근하고 소속감 같은 게 느껴지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인사동은 이제 어디가 어딘지 지리를 잘 모르겠다. 예전이면 눈 감고도 갈 수 있었던 경인화랑이 어드메 있는지 찾아가느라 헤매기도 했다. ‘학고재’ 골목 안은 눈에 익은 곳이지만 한편으로 생경감도 든다. 옛날 변영아 시인이 하던 ‘시인과 화가’ 주점이 목순옥 여사가 하던 ‘귀천’으로 바뀐지는 오래 전이다. 그런데도 막상 그 앞에 서니 ’귀천’이 왜 여기에 있을까하는 새삼스런 생각이 든다. 이제는 다 가고없는 사람들 탓일 것이다. 천상병, 목순옥, 변영아 등. 경복궁 역에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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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芝河 시인 別世에 부쳐obituary 2022. 5. 9. 10:06
김지하 시인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문득 시인의 체취가 그리워 꺼내 본 시인의 육필원고. 2008년 가을, 일산의 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내 손에 잡혀준 것이다. 우리는 그때 길거리 벤치에 앉아 마산 얘기를 많이 나눴다. 시인은 나의 고향인 마산과 이런저런 인연이 깊다. 1970년대 초중반, 유신정권에 의해 강제 연금을 당한 곳이 마산의 결핵요양소다. 그 무렵 밤이면 요양소 담을 넘어 시내로 나오면 그 때 대학 1, 2학년이던 우리들과 만나 술을 마시곤 했다. 옛 얘기들을 꺼내 나누면서 추억에 젖으며 함께 많이 웃었다. 시인은 그 무렵 술이 취하면 '설악왕국' 얘기를 하곤 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설악왕국'의 마지막 왕손이라면서 그 증표를 꺼냈다. 깨어진 면경이었다. 우리 후배들은 그때 시인의 그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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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 모델은 누구?curiosity 2022. 5. 7. 06:31
미국 뉴욕의 허드슨 강에 세워져있는 '자유의 여신상(Status of Liberty)'은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면서 미국 최대의 도시인 뉴욕의 랜드마크로 꼽혀지고 있는 명물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분명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입니다만, 하지만 이 동상은 미국에서 미국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의 명망있는 조각가인 바르톨디(Frederic Auguste Bartholdi; 1834-1904)의 작품으로, 1885년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로 세워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 동상이 세워진 이래 고고한 기품이 흐르는 '자유의 여신상'의 여신의 실제 모델이 누군가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추측만 난무할 뿐 뚜렷한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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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宗廟大祭' 二題컬 렉 션 2022. 5. 4. 14:32
(祭官들, 그리고 鞠窮) (佾舞) 2시간 가량 진행된 '종묘대제' 전 과정을 보면서 시종일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종묘제례악의 한 축인 '일무(佾舞)'였다. '일무'는 홍의(紅衣)의 64인 무사(舞士)들이 제례의 구비구비에 樂(奏樂)에 맞춰 춤을 추는 종묘대제의 의식무로, 제례의 신비감을 더해주는 조선조 특유의 춤으로 다가왔다. 붉은 빛의 홍의, 그것은 국왕의 혼을 상서로운 하늘나라로 천도하고자 하는 염원의 빛일 것이다. 그것들이 무리로 열(列)을 지어 느릿느릿 오묘조묘한 춤사위로 나부낄 때 영혼은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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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宗廟大祭' 奉行컬 렉 션 2022. 5. 2. 11:10
5월 첫 날, 눈과 귀가 호사를 했다. 마음 또한 말끔해지면서 그랬다.서울 종묘(宗廟)에서 봉행된 '2022 종묘대제'를 가까이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이다. 종묘대제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가 모셔진 종묘에서, 그 혼백에 올리는 제례의식으로 올해 행사는 3년 만에 봉행된 것이다. 매년 열리던 이 의식은 코로나로 인해 작년, 재작년 이태는 봉행할 수 없었다. 그런 만큼 이 날 행사는 의식을 진행하는 주최 측이나, 이를 보는 국민들 공히 감개가 무량했을 것이다. 특히 이 날은 코로나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만에 해제되는 즈음이어서 그 의미가 더했다. 다만 하나 아쉬웠던 것은 전통적인 제례 집전 장소인 정전(正殿)이 보수공사로 인해 여기서 진행되지 못하고 別殿인 영령전에서 봉행된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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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북한산 산행misce. 2022. 4. 30. 19:25
그저께인가, 전국적으로 비가 좀 온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살고있는 능곡엔 비가 오질 않아 좀 긴가민가 했다. 전해듣기로 서울엔 비가 많이 왔다고 하는데, 그걸 오늘 북한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산이 웬지 깨끗했고, 신록이 파아란 빛을 더하고 있었다. 비가 온 탓일 것이다. 하늘엔 구름이 끼었지만, 대기는 청명했다. 장미공원에서 탕춘대 암문으로 가는 능선 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보현봉과 동장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 듯 했다. 우리 일행은 8명. 모두들 오랜만에 보는 면면들인 것처럼 재잘거림들이 많았다. 제각기 한 두어 주 건너 띤 텀이었는데도 반갑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지루한 코로나의 기승이 좀 갈아앉아 주고 있고, 그래서 그나마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는 모처럼의 즐거운 때문일 것이다. 통상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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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수술과 모짤트세상사는 이야기 2022. 4. 29. 12:20
임플란트 집도의는 여성 분이다. 구면이라 눈 인사를 주고받은 후 간호사가 수술준비를 하는 사이 그녀는 수술대 앞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방문을 여닫는 사이 흘러나오는 멜로디, 모짤트인가 브람스인가. 모짤트로 하자. 그녀가 나와 내 곁에 선다. 그리고 마취주사. 마취가 시작되는 그 사이 그녀는 다시 그 방엘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 또 들려지는 클래식 선율. 그녀가 다시 나와 내 곁에 서면서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다. 보이지는 않지만 육중한 느낌이 드는 쇠붙이가 내 입안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감사합니다… 지시대로 따르는 나에게 그녀가 하는 말은 오직 건성의 그것이다. 머리가 좀 흔들릴 겁니다. 간호사가 귀띰을 하자마자 시작되는 드릴링. 마취로 부어오른 목구멍이 호흡을 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