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馬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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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山高 교가, 그 어제와 오늘내 고향 馬山 2021. 3. 15. 08:51
(오늘은 마산 3. 15의거 6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에 갑자기 옛 모교의 교가가 생각난 것은 61년 전 이날, 죽음을 무릅쓰고 부패한 독재정권 타도와 민주주의의 기치를 들고 거리에 나서 장렬하게 산화한 선배 영령들에 대한 추모의 심정 때문입니다.) "태백의 정기서려/마재에 맺고..."로 시작되는 모교 마산고 교가는 다른 학교의 것들에 비해 좀 무겁고 장중한 느낌을 준다. 윤이상(尹伊桑)이라는 세계적인 거장이 작곡한 것이라 걸 감안하더라도 왠지 좀 무게가 느껴지고 부르기가 그리 쉽지 않은 교가라는 것은 동문들 간에 어느 정도 공유되는 느낌이지 않나 싶다. 모교관련 기념식이나 모임, 그리고 운동경기 응원석에서 함께 부를 때 특히 그렇다. 이럴 경우 선창(先唱)이 중요하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선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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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山 남성동 선창가 '홍콩빠'내 고향 馬山 2021. 3. 14. 08:49
외래어로 지명이 불리어지는 곳이 우리나라 주요도시들마다 더러 있다. 예컨대 서울의 '딸라 골목'이 그렇고, 부산의 '텍사스 촌,' 인천의 '차이나타운'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마산에도 있었다. 홍콩 이름을 딴 '홍콩빠'다. 있었다는 과거형이니 사라지고 만 것으로 여겨질 것이지만 그게 아니다. 지금도 그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도시들의 이런 외래어지명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붙여진 것이 아니다. 그곳의 주된 기능성과 관련해 사용자와 이용자 사이에 입에서 입을 타고 전해지고 불리어지면서 고착화된 것이다. '차이나타운'의 경우 인천 화교들의 주 거주지이기 때문에 행정적인 의미가 가미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외국어로 된 것은 뭔가 좀 이국적이고 색다른 느낌을 주면서 그곳의 기능성이 강조되기 위한 것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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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馬山할머니내 고향 馬山 2021. 2. 3. 13:28
지금 있는 아파트에 21년 째 산다. 세상 인심이 어쩌다 그리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이웃들을 서로들이 잘 모른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나의 잘못이 기중 크겠지만 익스큐스를 보태자면 아무래도 상대성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집, 옆집 이웃들이 본체 만체 하는데야 어쩌겠는가. 그런 걸 무릅쓰고 먼저 인사를 건네기는 좀 그렇다. 더구나 그런 이웃들이 젊은 세대라면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마주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참 정갈하고 야무지게 보이는 할머니다. 십년 넘게 같은 동의 아파트에 살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그저 눈 인사 정도 만 드린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귀가하는 엘리베이터에서 그 할머니를 만났다. 어디 시장엘 갔다 오시는 모양이다. 두어마디 주고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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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문화연감(馬山文化年鑑)(1956)>내 고향 馬山 2021. 2. 2. 15:18
(국회도서관이 코로나로 1년 째 휴관 중이다. 그 도서관에 있던 1956년도 판 이 어느 날 문득 사라진 게 2019년이다. 지난 해 도서관이 휴관되기 전까지도 나는 계속 그 책을 찾았었고, 도서관 직원들도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사라져버린 그 연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도서관 측은 찾아지는대로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종무소식이다. 찾았는데, 코로나로 인한 휴관 때문에 연락을 주지 않는 건지, 아니면 아예 찾지를 못했는지 그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나로서는 아무튼 도서관이 개관되면 우선적으로 할 일이 그 연감을 찾아보는 일이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다. 아래 글은 그 연감에 관해 2019년 2월에 쓴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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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 '마산방어전투,' 그리고 배대균 박사내 고향 馬山 2020. 6. 27. 20:34
피아간에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를 낸 비극적인 6. 25 한국전쟁을 두고 올해도 말들이 많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이 전쟁을 '내전'이라는 식으로 애매하고 모호하게 규정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6. 25가 어째서 내전인가. 6. 25는 민족상잔이라는 뼈아픈 요소가 있지만, 2차세계대전 종료와 함께 시작된 미국과 소련간 냉전을 극명하게 드러내 치러진 대리전 양상의 '국제전'이었다. 6. 25를 시발로 소비에트 소련이 붕괴하는 1990년대 초까지 세계는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간 그야말로 일촉측발의 위기가 지배했던 국제 냉전의 시기였다. 그걸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국이면서 당사국인 대한민국의 특정세력이 민족 간 이념 갈등으로 포장해 내전 쪽으로만 몰고가려는데서도, 6. 25를 이른바 '잊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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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홍은혜 여사와 馬山, 그리고 '무궁화와 사쿠라'내 고향 馬山 2020. 6. 4. 07:49
고향 마산에 관한 책, '그곳에 마산이 있었다'를 펴낸 게 2016년 11월이니 4년이 다 돼간다. 책 내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배와 같이 썼다는 공저 자체부터가 그랬다. 어떤 좋지않은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 의도 때문에 글 내용도 일부 수정되고, 아무튼 글을 쓴 처지에서는 그렇게 기분좋은 느낌이 들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쓴 책이지만 그 책을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즈음 그 책과 관련해 이런 저런 분들이 연락을 많이 해 오는 바람에 그 책을 한번 씩 펼쳐보곤 한다. 책의 글 내용과 관계되는 분들이다. 가족사를 들첬다고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모르는 사실을 알게해 줬다며 고맙다는 분도 계셨다. 나는 그 또한 그저 그러려니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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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聖旨여고 배드민턴내 고향 馬山 2020. 5. 23. 08:25
한국시간으로 1981년 3월29일 밤 10시경, 영국의 런던發 외신은 “동양에서 갑자기 혜성이 나타났다” 고 전 세계에 긴급 타전했고, 이 소식을 접한 우리 국민들은 환호한다. ‘동양에서 갑자기 나타난 혜성’은 누구인가. 그는 한국에서 온 19세의 당시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황선애(당시 한국체대 2년)였고, 이 표현은 그녀를 가리킨 감탄調의 수사였다. 황선애가 100년의 역사와 함께 세계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 영국오픈 배드민턴 세계대회(전영오픈)’ 여자단식부분서 정상을 차지했던 것이다. 이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1966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래 국제대회 출전 15년 만에 이룬 쾌거로, 한국 배드민턴, 아니 한국 스포츠의 세계적 위상을 높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한국선수가 전영오픈에 출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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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와 최순애내 고향 馬山 2020. 4. 24. 16:59
문학과 글이 매개가 되어 쌍을 이룬 문인들은 많다. 파인 김동인과 최정희도 그렇고, 만년의 김동리와 서영은도 그렇다. 조정래와 김초혜 또한 소설과 시인으로 만난 커플이다. 문학가들이 만나 이룬 가정은 그들의 본태 그대로 문학적일까. 이들의 전해지는 얘기들로 보면 소설적이고 극적인 요소도 있어 다소 그런 부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 마냥 평범한 것이다. 극적인 것도 물론 있다. 마산을 인연으로 맺어진 지하련과 임화의 결혼은 월북 후 둘의 결말에서 보듯 비극적인 결혼으로 꼽혀진다. 마산의 아름다움이 깃든, 온 국민의 노래 '고향의 봄'을 쓴 이원수도 그 일생의 반려가 같은 동요시인인 최순애다. "뜸북뜸북 뜸북새/논에서 울고..."로 시작되는 '오빠생각'으로 이원수보다 먼저 文才를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