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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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eBay)의 한글 서비스misce. 2022. 1. 2. 10:50
글로벌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eBay; www.ebay.com)에도 한글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준비가 덜 되어서인지 조잡하기 짝이 없다. 다른 카테고리는 모르겠다. 내가 들어가는 곳은 라이카(Leica)를 중점으로 한 클래식카메라인데, 제목(title)이 우선 그렇다. 예컨대 이런 한글제목이 나온다. '와인더 어드밴스 레버 커스텀 기계 나벨 황동.'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설명(description)에서 봤더니 간략하게 말해 라이카 M카메라용 황동 레버(brass advance lever)다. 이걸 한글로 복잡.조잡하게 표기하고 있다. 또 하나, Mountain Elmar Elzen 렌즈를 제목에는 '산악 엘마'로 적고있다. mountain이 들어갔으니 산악으로 표기한 것 같은데, 틀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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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어떤 'reunion'misce. 2021. 11. 30. 11:41
큰 아이는 다섯 살 때인가 물에 빠져 죽을 뻔 했다. 친구들과 놀러 간 강릉 바다에서, 아들은 또래의 친구 아이들과 물에서 놀다 깊은 웅덩이에 걸려든 것이다. 두번 떠 올랐다가 마지막으로 잠기는 찰라에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한 친구가 발견하고는 그대로 달려가 물에 뛰어들어 구해냈다. 나는 뒤돌아 앉았던 반면에 그 친구는 현장을 마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얘기가 얼마 전 큰 아이 내외와 밥먹는 자리에서 나왔다. 니가 살 운명이었다고 나는 끔찍했던 그때를 떠 올리며 말했다. 근데 아들은 싱글싱글 웃으며 이런 말을 농담 던지듯 한다. 그때 아버지, 어머니가 그리 무정할 수 없었고 그래서 체념하다시피 했다는 것. 그게 무슨 말인가고 물었더니 아들은 이런다. 물 속에서 헤매다 웅덩이로 처음 빠져드는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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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6' 42주년misce. 2021. 10. 27. 10:24
미국사람들이 전쟁이나 기아없이 비교적 가장 잘 살던 때가 언제였을까 하는 물음이 있었다. 스캇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Great Gatsby)'가 출간되던 1925년 전후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면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언제이고, 국민들이 함포고복하며 가장 즐거워했을 때가 언제일까. 언젠가 이런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때 나온 대답으로 박정희대통령 시대, 그리고 1977년 12월 1일 박 대통령이 쌀막걸리 제조를 허용했을 때라는 게 가장 많았다. 쌀막걸리가 허용된 1977년 12월 1일 저녁이 생각난다. 입사 5개월의 초짜 기자였던 나는 선배들과 어울려 종로통에서 쌀막걸리를 꼭지가 돌 때까지 진탕 마셨다. 광화문으로 나갔더니 막걸리에 취한 장삼이사들이 만세를 부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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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을 걷다misce. 2021. 9. 11. 16:17
오랜 만의 경복궁. 늘 그렇지만, 경복궁에 미안한 점이 있다. 대개는 겸사겸사한 일로 경복궁을 만나기 때문이다. 오늘도 후배들과의 오찬 약속에 시간이 남아 경복궁역 5분 출구로 나와 경복궁을 보았다. 경복궁은 올 적마다 정도전을 만나고 그를 그리워하는 나만의 장소다. 나라 돌아가는 게 엉망이니 삼봉대감이 더 그리워진다. 王道정치를 꿈꾼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에게 왕도는 곧 君德이니, 왕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는 것이다. 三峰은 '君德首出庶物'이라 했다. 곧 '군덕은 만물 위에 뛰어나야 하며, 임금 된 분이 하늘의 뜻을 본받아 하면 만국이 모두 편안하게 된다'는 뜻이다. 작금의 나라 돌아가는 꼴에 견줘보면 만시지탄이나마 어느 누구는 반드시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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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두 사람misce. 2021. 8. 17. 10:46
오늘 아침, 모 신문의 기명 칼럼. “한 남자가 있다”며 한 남자 얘기를 하려는 듯 하다, “다른 쪽”을 들먹이며 두 남자 얘기를 하고 있다. 실수다. 명백한 실수다. 하지만 고명한 라이터, 고명한 신문이 설마 그럴리가 하며 읽어내려가다 보니 글 전체가 이상하게 읽혀진다. 글이란 이런 것이다. 나의 이 지적이 있은 후 신문은 "아, 뜨거!" 하며 고쳤다. https://news.joins.com/article/24129037?cloc=joongang-home-opinion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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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반려犬misce. 2021. 7. 3. 13:43
독재자들에게는 좀 지엽적이긴 하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애완 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지금 용어로는 반려 동물이다. 히틀러나 스탈린 등 악명높은 독재자들이 대개 그랬다. 특히 히틀러의 경우는 그의 반려견 '블론디(Blondi)'를 끔찍히 아꼈다. 얼마나 살갑게 대했으면,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 있었을까. 그만큼 히틀러는 여러 면에서 반려견과의 관계가 깊었다. 지금까지도 히틀러가 생전에 함께 하던 반려견이 가끔씩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유럽의 히틀러 신봉자들이 그들의 반려견을 히틀러의 반려견 모습대로 따르게 하는 여러 퍼포먼스를 벌인다든가 하는 뉴스도 있다. 독재자라고 해서 반려 동물을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독재자들의 특성상 반려견이 독재자의 이미지 조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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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혁명당' 사건 얘기들misce. 2021. 4. 23. 08:59
청와대 방역기획관 기모란의 아버지 기세춘이 통일혁명당 사건관련자였던 것을 기화로 반세기도 훨씬 지난 통일혁명당 사건과 그리고 한편으로 언뜻 되살아나고 있음직한 그 불씨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기모란 방역관 아버지 기세춘(경향신문 사진) 이 사건과 관련하여 김종태, 김질락, 이문규 주모자 3명은 사형 처벌을 받았고 주지하다시피 신영복, 박성준, 기세춘 등은 상당 기간 옥고를 치르고 나왔고 그들이 어떤 생을 살고 있었던지 다들 잘 안다. 1968년 11월 '통혁당' 사건 공판 장면 사건 10여년 후 사형 당한 주범들의 가족들 뒷 얘기에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결국 중간에 포기를 했다. 그런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의 취재 노트를 뒤적거렸더니 슬픈 얘기들이 많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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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北漢山 산행misce. 2021. 4. 11. 07:31
어제 토요일, 고교동기 친구들과의 북한산 산행. 친구들은 상명대에서, 나는 불광동에서 출발해 탕춘대 암문에서 합류해 올랐다. 오르는 지점은 비봉능선을 거쳐 사모바위, 거의 항상 같다. 불광동 둘렛길 첫 쉬어가는 곳인 정자 앞에 홍매화가 예쁘게 폈다. 그 홍매화 사이로 머얼리 보현봉이 아른거린다. 저 꽃이 지면, 봄도 질 것이고... 둘렛길 능선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한산의 봉우리들. 족두리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문수봉 등. 이 연봉들을 곁으로 조망하면서 탕춘대 암문까지 걷는 길이 불광동 둘렛길이다. 하산 후 구기동 '삼각산'에서의 뒤풀이 또한 거의 변함없이 항상 같다. '삼각산'도 물론 코로나 영향을 받는다. 4인 이상 착석 금지 등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엄격히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