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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사태와 '홀로도모르의 눈물'
    時事 터치 2022. 1. 28. 17:47

    나토(NATO) 가입 추진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노선 채택 움직임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력을 앞세워 위협, 전쟁발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여러 시각 가운데 하나 간과해서 안 될 게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민족적 감정이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걸끄럽게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민족적 감정의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게 ‘홀로도모르(Holodomor)’다. 대량학살을 뜻하는 우크라이나 말로, 나치 독일의 유태인 대학살을 의미하는 ‘홀로코스트(Holocaust)’와 같은 맥락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부르고 있다.

                                         (‘홀로도모르’ 당시 굶주림에 떨고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곡물창고로 일컬어지는 비옥한 땅을 가진 지역이다. 이 땅에 1932년에서 1933년 사이 700만 명 이상이 굶어죽는 대량학살이 일어난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 의해 자행됐던 비극적인 역사다. 이 시기 소련이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소비에트 블록의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내수를 차단시킴으로써 최소 700만 명에서 1천만 명이 굶어죽은 대사변이 ‘홀로도모르’다. 일부 지역에서는 食人까지 자행됐는데, 그 피해자들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러시아 하면 이 사건을 떠올릴 정도로 치를 떨고 있는 사건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매년 11월 넷째 주 토요일을 ‘홀로모도르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날’로 정해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같은 슬라브계 루스 족이지만 러시아, 우크라이나 두 민족 간의 불화가 깊고 치열한 배경에는 이런 비극적인 대사변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민주혁명을 열망한 지난 2014년의 ‘오렌지 혁명’도 그 핵심에는 러시아를 믿지 못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이러한 강렬한 정서가 내포돼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 세워져있는 ‘홀로도모르’ 추모비)


    지난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군사적 장악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크림반도에는 러시아의 군사요충지요, 몇 안 되는 부동항 중의 하나인 세바스토폴이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사태를 빌미로 군사력을 동원해 전광석화처럼 크림반도에 무혈 입성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내걸고 있는 기치는‘강한 러시아’다. “러시아가 강해야 러시아를 존중한다”는 지론으로 푸틴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왔다. 전략적으로도 엄청 중요하지만 과거 그들의 영토였던 그 곳을 호락호락 내버려 둘리가 없었던 것이다.

    푸틴은 한 술 더 떠 아예 크림반도를 소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과의 합병도 밀어붙였다. 러시아 흑해함대가 있는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조차해 쓰고 있었지만, 2014년 합병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다. 이 합병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실행되었었기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노선 채택 움직임에 따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으로 인해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외교적 해결 기미는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무력을 통한 우크라이나 완전 장악을 획책하고 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계가 58.5%로 절반을 넘는다. 러시아의 푸틴이 러시아계가 다수라는 수의 우세와 무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을 강행한 것이 우크라이나를 자신들의 영향력 하에 두기 위한 전초전이라면, 이번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완전 장악해 서방권과의 관계를 완전 단절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해 갖은 제재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푸틴의 覇道행로는 그에 아랑곳 않는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눈물인 ‘홀로도모르’가 있는 한 이는 러시아의 물리적인 힘에 의한 것일 뿐, 화학적이고 통합적인 우크라이나 완전 장악은 결코 되지 않을 것이다. ‘홀로도모르’는 우크라이나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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