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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은 종이조각일 뿐時事 터치 2022. 2. 25. 09:33
우크라이나를 무력을 앞세워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목적은 공산주의 종주국 옛 소련의 회복이다. 미국과 쌍벽을 이뤄 세계를 두 토막의 냉전상태에 휩쌓이게 한 강력한 그 시절로의 복귀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는 이런 저런 수사를 동원해 명분을 쌓아갔다.
듣기에 그럴듯한 이들 명분에 빠지지 않았던 게 러시아와 국경을 인접한 우크라이나와의 이른바 '평화' 그리고 '공존'이다. 그러나 침공과 함께 푸틴은 이 명분을 한발로 걷어차 버리고 그 마각을 드러냈다.“1980년대 소련은 약해졌고 붕괴됐다. 잠시 자신감을 잃었을 때 세상 힘의 균형이 깨졌다. 이전 조약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푸틴은 24일(현지 시간) 오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 개시를 발표하는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소련 붕괴로 잃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집권 22년 내내 소련 부활을 강조해 온 그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이후 탈냉전으로 굳어진 세계 질서에 정면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푸틴은 그러니까 소련 부활을 위해 1990년대 초 소련 해체를 전후 해 맺어진 모든 평화협정은 무의미하다는 것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 것이다. 결국 평화를 얘기하며 주고받은 문서는 그저 종이조각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이른바 평화란 힘과 무력을 바탕으로 한 세력 간의 균형이라는 걸 푸틴은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푸틴은 한술 더 뜬다.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할 경우 미군 및 나토군과의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위협성의 발언이다.
이로써 전 세계가 전면전에 돌입하는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푸틴의 이런 류의 전쟁도발은 이미 점쳐진 측면이 있다. 원래 공산주의자들의 행태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서방 지도자들이 공산주의자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몰랐을리가 없다. 윈스턴 처칠이 그랬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그랬다.
"...평화는 헌장이나 맹약에만 근거를 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심경에 달려있다. 만일 거기서 내동댕이 쳐지는 날이면, 어떠한 법령. 협약. 조약 또는 기구라 할지라도 그것을 유지할 가망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전적으로 문서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정 속에 평화를 건설하도록 노력하자(...peace does not rest in charters and covenants alone. It lies in the hearts and minds of the people. And if it is cast out there, then no act, no pact, no treaty or organization can ever hope to preserve it. So let us not rest all our hopes for peace on parchment and paper - let us strive also to build peace in the hearts and minds of our people)."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공산주의자들의 속성과 심성을 가장 잘 꽤뚫어 본 대통령은 케네디 대통령이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들과의 평화 협상에서 가장 중시했던 것은 종이 문서가 아니라 선의에 입각한 그들의 심성이었다.
협상을 하면서 그게 아니라고 판단되면 어떤 중요한 회담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올 만큼 공산주의자들과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강단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였던 소련의 흐루쇼프 수상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였기에, 세계를 핵전쟁의 위기로 몰아갔던 쿠바 핵미사일 위기를 극도의 대결자세로 맞받아 쳐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공산주의자들과의 협상에 대한 이같은 의지는 'Building the Peace' 제하로 1963년 9월 20일, 제 18차 유엔총회 연설에 잘 나타나고 있다. 위는 그 연설의 발췌 부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한반도에도 강한 영향을 줄 것이다. 북한의 흉심이 작동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재래식 전쟁을 한 방에 잠재울 수 있는 화력이 핵무기다. 문재인 정권이 남북평화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9.19 남북군사합의'는 그런 북한의 흉심 앞에 한낱 종이조각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는 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명백해질 것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와 '평화'를 담보로 맺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와 '민스크 협정'은 이미 휴지조각이 되질 않았는가.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20225/112032516/1?ref=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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