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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告解聖事
    세상사는 이야기 2011. 2. 9. 23:44

    세상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고해성사까지 하는 세상이 됐으니 말이다.

    짤막한 보도라서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가톨릭의 7대 성사 중의 하나인 고해성사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어

    교회의 허가까지 받아 시판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당장 헷갈리는 것은 그러면 가톨릭적인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어떻게 봐야 하는냐의 문제다.

     

    예수 이래 오랜 세월을 이어 온 가톨릭의 고해성사는 신성한 것이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뉘우치며(통회) 하늘에 고하고(고백)

    합당한 벌을 받는(보속) 의식이다.

    여기서 죄를 고하는 하늘, 곧 예수의 대리자가 신부이고,

    이제까지 고해성사는 신부에게 해왔다.

    그러면 이제 스마트폰이 신부의 역할을 하는 셈이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스마트폰은 그 기본이 전화기인 물건이다.

    그 물건 앞에 경건한 자세로 머리를 조아려 죄를 고하고 보속을 받는다?

    무슨 원시시대 물신숭배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가톨릭 교회는 우선 스마트폰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내려야 하는 게 아닌가.

     

    물론 이런 점도 있다.

    고백성사하기가 부담감이 덜해지고 쉬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가 지은 죄는 부끄러운 것이다.

    그 것을 아무리 신부라지만, 같은 인간에게 고백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때만 되면 하는 것은 신자로서의 종교적 믿음 때문이다.

    그렇지만 솔직한 말로 고백성사는 종교적인 관점과는 별개로 신자에게는 부담이다.

    아무리 신부와 칸막이를 두고 주고받는 말이지만 부끄러움과 수치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 것을 이제 스마트폰이 대신 해준다니 얼마나 홀가분한 고해성사가 되겠는가.

     

    안양 명학성당.

    미사를 끝내고 허둥지둥대다 고백성사를 놓쳤다.

    성탄일이 내일 모레다.

    신부님이 저기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다가가 말씀을 드렸다.

    성사를 할 수 없겠느냐.

    좀 절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신부님이 한참을 쳐다본다.

    그리곤 살짝 웃으면서 나의 어깨를 감싼다.

     

    어디, 꼭 교회 안에 들어갈 필요가 있겠어요.

    저 뒤뜰에 눈이 아주 아름답게 쌓여 있어요.

    우리 함께 걸어가며 얘기해요.

     

    하얀 눈이 쌓인 성당 뒷뜰을

    나는 신부님과 함께 몇 바퀴 걸었다.

    신부님은 나의 어깨를 포근하게 감싸주었고

    그 상태에서 나는 푸근한 마음으로

    하고픈 얘기를 다했다.

    28년 전의 일이고,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고해성사다.

     

     

     

     

     

    고해성사도 이젠 아이폰으로…가톨릭, 고해성사용 앱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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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가톨릭교회가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아이폰 앱을 승인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과 미국의 가톨릭 교구는 다른 곳보다 먼저 이에 대해 승인을 했다.

    컨페션(고백)이라는 이 앱은 사용자들에게 성체에 대한 조언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회개를 위한 완벽한 도구라고 개발사인 리틀 아입의 패트릭 레이넌은 주장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고해성사 목록을 체크하고 자신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알린 뒤 회개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건 가톨릭 신자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신들의 신념을 굳건히 하는 것”이라고 레이넨은 말했다.

    이 앱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달 24일 가톨릭 신자들이 디지털 교류를 포용하고 그들의 존재를 온라인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게 하라고 말한 이후 바로 개발됐다.

    가톨릭 교회 측은 그러나 가상공간을 이용한 고해성사가 실제 신부들과 직접 만나는 전통적인 고해성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시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이 샐제 만남을 대체할 수도 없고 대체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한편 고해성사 어플은 현재 아이튠에서 1.99달러(약 22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dbtpwls@newsis.com

     

    (뉴시스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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