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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民心
    세상사는 이야기 2019. 5. 9. 14:46

    병원을 나와 약국. 할머니 한 분이 고함에 가깝게 무슨 말을 하고 있다. "남아도는 쌀이라면서, 쌀값은 왜 이리 비싸졌는지 모르겠네. 김정은이 한테 갖다 바치느라고 그런가. 그런데 또 문재인은 못 퍼주어 저 야단이여!" 약국 사무장에게 하는 소리다. 약국 사무장 왈,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래요? 트럼프가 다 지켜보고 있는데 그랬다간 큰 일 나지요."

    할머니는 그에 더 부아가 난 모양이다. "트럼프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김정은이 석탄 사주는 것도 트럼프 몰래 하는데, 그까짓것 쌀 퍼주는 거야 일도 아니지." 사무장은 "할머니, 그게 아니라니까요. 지금 문재인 민주정부에서는 그런 일 안 해요." 할머니 언성이 더 높아진다. "민주정부 좋아하네. 무슨 민주정부라는 게 맨날 김정은이 똥구녕만 핧아주고..."

    할머니는 그러면서 나를 쳐다보며 뭔가 동의를 구하는 표정이다. 결국 한마디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 다음 선거 때 표 잘 찍으이소." 사무장의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좀 곱지 않다. 약을 받아 약국을 나오는데, 할머니와 같은 방향이다. "세상 참, 동네 약국 사무장까지도 문재인이와 김정은이 편이니 망쪼가 들데로 들었지." 나 들어라하는 말 같고 말씨에 이북 사투리가 섞여있는 것 같아 물었다. "할머니, 혹시 이북 출신이세요?" 할머니 왈, "이북은 무슨 이북, 선조대대로 고양 땅에서 살고있는 집안이오. 근데 내 말이 틀렸소" 하신다.

    말 대신 할머니 어깨를 살짝 잡아드렸다. "할머니, 선거 때 우짜든지 표 잘 찍으이소.표로 심판하면 됩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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