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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대감'과 趙光祖
    컬 렉 션 2019. 8. 6. 08:21

    엊저녁, 예전 방송을 리플레이 해주는 어떤 TV 채널에서 듣기 쉽지않은 노래가 나온다. 이미자가 1960년대 중반에 불렀던 '정동대감'이라는 노래다. 조선조 중종의 중신으로 개혁을 시도하다 훈구파의 모략으로 비명에 간 풍운아 조광조에 얽힌 사연을 담은 노래다.

    이 노래는 동명의 영화 주제가였다. 김진규가 조광조로 나오고 김지미가 그의 부인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학교 2학년 때 이 영화를 단체로 관람했다. 마산의 창동에 있었던 시민극장이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다들 눈이 벌갰다. 영화 마지막, 조광조가 화순 땅 능주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고 죽어가는 장면에서 모두들 울었다.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지만, 영화에서는 특히 안타까운 장면을 담고 있다.

    중종이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사약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인데, 그 소식을 전하러 능주로 내려가는 의금부의 파발마에 모두들 손벽을 치며 환호를 했다. 하지만 능주에 도착하기 직전, 중종의 어명을 모르는 금부도사는 조광조에게 결국 사약을 내리고, 조광조는 임금이 있는 북쪽 하늘을 바라다 보며 죽음을 맞이한다. 37세의 나이였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 우리들은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엉엉하며 드러내놓고 우는 동급생도 있었다. 오늘 저녁 이미자가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무대는 1989년 가요무대에서다. '정동대감' 이 노래도 그렇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 새삼 조광조가 다시 떠 올려진다. 유교적 이상주의 정치를 개혁적인 차원에서 펼치려던 조광조는 결국 귀가 가벼운 중종 때문에 좌절하고 죽음을 맞는다는 점에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 준다.

    조광조의 후대 자손 중에 한 분이 '청록파' 시인이자 '지조론' '낙화' 등의 글로 필명을 떨친 조지훈(동탁) 선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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