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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추석' 날의 片鱗들
    세상사는 이야기 2019. 9. 12. 08:38

    어제 '작은 추석' 날의 편린들. 영등포 '고흥골'에서 시작된 낮술은 결국 영등포 바닥 이 술집 저 술집을 헤매는 것으로 귀결됐다. 나 까지 세명이었는데, J 선배는 약속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고, B 선배랑 둘이서 '끝'을 보았다. B 선배는 마시다, 마시다 어느 술집에서 덥다며 우통을 벗어 제꼈다. 여름의 끄트머리를 선배는 그런 식으로 마무리하려는 듯 했다.
    '작은 추석' 날의 술은 '역사'가 꽤 깊다. 한 삼십 년 됐다. 원래 멤버는 지난 3월 세상을 뜬 친구 J와 마산서 제사 모시러 올라오시는 S 선배였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선배가 도착하니 주로 그 인근인 서래마을 쯤에서 자리를 벌였다. 친구가 가고 없으니 올해는 그 멤버가 바뀐 셈인데,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S 선배와는 어제 술 자리에서 통화를 했다. 이제는 명절 날 더 이상 올라 올 일이 없다고 했다. 하기야 석우 형도 돌아가시고 없으니 그럴 것이지만, 말씀 속에 섭섭함이 배어 있었다.
    나로서는 이틀 연짱의 술이다. 그저께는 J 선배랑 둘이서 마시고 그 여파로 좀 끙끙대고 있었는데, 어제 B 선배의 제의로 또 그렇게들 만나 마신 것이다.
    오늘 아침은 정신이 말짱하다. 새벽부터 눈이 뜨져 뒤척거리다 발딱 일어났다. 아내가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틀 계속 된 나의 술에 심통이 좀 났는가 보다. 오늘은 두문불출하고 아내 음식 장만하는 것이나 도우는 척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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