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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의 독특한 '握手 인사'뉴스와 인물 2019. 9. 14. 07:55
청문회와 딸 문제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 법무장관이 된 조국은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 듯 굳건하고 씩씩해 보인다. 청문회 등의 몇 날, 표정이나 어투가 좀 수세적으로 망가지는가 싶었는데, 언제 그랬냐 싶게 얼굴도 다시 곱상하게 돌아왔고 걸음걸이도 씩씩하다. 상대방과 악수 나누는 모습도 여전하다. 나는 조국이 하는 행동 중에 악수(握手)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편인데, 그 이유는 그의 악수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는 유난히 다르기 때문이다.
조국이 악수를 청하든가 주고받든가 하는 모습은 상대방이 누구이든간에 관계없이 우선 상당히 적극적이다. 상대방의 호오(好惡)적인 관점에서 좀 감정적으로 표현하자면 공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언뜻 보기에, 아니 누가 보더라도 상당히 공손하다. 고개와 허리를 반쯤 숙인 상태에서 왼손은 항상 배 쪽에 갖다 붙이고 악수를 한다. 나는 그와 악수를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지만, 보기에 악수를 하는 손에도 힘이 꽤들어갔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런 형식과 방법의 악수를 나무랄 수는 없다.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다고, 저렇게 공손하면서도 적극적인 표현의 인사인데,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조국의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혹은 불거지고 있는 이런 저런 지저분한 사안들을 접하면서, 그의 독특한 악수 방법이 어떤 측면에서 상당히 계산되고 의도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공손함과 선함을 가장한 위선(爲善)의 적극적인 표현으로 그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적극적이면서도 공격적인 그의 악수 방법은 상대방에 따라 기선을 사전에 제압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공세의 한 방법일 수도 있다는 느낌도 갖게 한다.
또 한편으로 그의 악수 방법은 심리학적으로 자신을 향한 강한 확신의 최면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든다. 청문회 등에서 봤듯이 조국은 언변이 좋다. 주장도 물론 강하면서 그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엄청 강하다. 하지만 몇몇 사안과 관련해서는 그의 증언과 사실이 다른 것으로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그의 증언이 상당 부분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자기확신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게 하는데, 사전에 그런 공격적인 악수인사로 자기확신을 북돋워 주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조국의 이러한 언행을, 그가 이른바 586세대이고 그 계층이 지금 한국 사회의 주류로 포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드러내는 자만심의 일단으로 볼 수도 있다. 이들이 '훈장'처럼 내세우는 것은 민주화 투쟁 경력이다. 어려운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겪고 감내한 수고와 고초를, 이들은 마치 '채권'처럼 요구했고, 이를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이들이 어느 정도 정당성이 확보된 주류로 될 수 있었던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투쟁 과정에서 정치이념적으로 섭렵한 마르크시즘이나 주체사상도 이들은 떳떳하게 여긴다. 조국이 '사노맹' 연루 경력을 자랑처럼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조국은 좀 지나치다. 그런 과도한 자기확신 편향의 언행을 그런 관점으로 만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그가 자라고 성장한 환경이나 배경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속성과 특성에서 연유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게 나의 생각이다.
아무튼 조국의 청문회 등에서의 화려하고도 공격적인 증언과 언변은 장안의 화제거리로 됐다.그러나 지금 검찰의 수사로 하나 하나 드러나고 있듯이 결국은 상당 부분이 '거짓말'일 것이라는 뒷말이 붙어 다니면서 그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리되면 결과적으로 조국은 '거짓말'로 일관한 증언을 한 것이 된다. 거짓말을 그렇게 화려한 언변으로 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거짓말을 하면서도 그게 거짓말인 줄을 모르고 한다는 '리플리 증후군'을 운위하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확정편향(confirmation bias) 증후군'이라는 말도 나온다. '리플리 증후군'이든, 뭐든 만일 조국의 거짓말이 그런 증상의 일환이라면, 나는 그의 강하고 필요이상으로 공손하게 하는 악수인사 방법도 그 증세 중의 하나라는 걸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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