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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탐(食貪)의 끝
    먹 거리 2019. 9. 23. 16:13

     


    어제 저녁, 속이 더부룩하고 느끼한 게 입 맛이 통 없었다. 추석 연휴 동안 명절 음식을 많이 먹은 탓일 것이다.

    라면을 먹으면 속이 좀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이름하여 '김 훈' 식 라면인데, 뭐 별다른 레시피는 아니고 그저 대파를 엷게 썰어 많이 넣어먹는 식이다. 

    파향(파香)을 많이 나게 하기 위한 것인데, 나는 파향을 좋아하니 대파를 엄청 많이 넣었다.

    그렇게 끓인 라면은 입에 당기면서 맛이 있었다. 후루룩 거리며 게걸스럽게 한 그릇을 후딱 먹고나니 속이 풀리는 듯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뭔가 속에 탈이 났다. 화장실을 서너 번 오갔다.

    아직까지 배가 아프고 메슥거리는 등 속이 불편하다.

    문득 옛 경구가 떠 오른다. '채근담'에 이르기를 '爽口之味 皆爛腸腐骨之藥 五分 便無殃'이라 했다. 

    입에 맞는 음식은 창자를 곯게하고 뼈를 썩게하는 독약이니 반쯤만 먹어야 재앙이 없다는 뜻이다.

    식탐을 경계하라는 말 아니겠는가.

    옛 말 틀리는 거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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