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고등어 회
    먹 거리 2019. 7. 17. 17:46

    고등어 회를 떠올리자면 연상되는 게 제주도다. 제주도에서 처음 먹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있는 줄 모르겠다. 제주공항 입구에 현대식당이라고 있었는데, 이 집의 고등어 회가 유명했다. 갈치 회도 아마 이 집에서 처음 먹었을 것이다. 예전 제주 출장 다닐 적에 비행기 시간을 얼마 앞두고 현대식당에서 급한 마음으로 소주와 함께 고등어 회를 먹던 기억이 아련하다. 입에 넣으면 살살 녹던 싱싱한 그런 맛이었다.

    후배가 고등어 회 얘기를 꺼내면서 강남에 고등어 회 잘 하는 집에 있다길래 엊저녁에 같이 갔다. 주방장 말로는 서울에서 고등어 회를 제일 잘 한다는 집이다. 2인 분을 시켰는데, 예전에 먹던 방식과 다르게 나온다. 제주도에서는 고등어 회를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소스 맛이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등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먹게 했다. 그런데 신사동 이 집은 좀 다르다.

    돌김과 밥이 나오고 미나리, 양파를 버무린 겉절이 같은 게 나온다. 종업원에게 어떻게 먹냐고 물었더니 직접 시식을 보여준다. 김에다 밥을 조금 얹고 고등어 회를 초장에 약간 묻혀 얹는다. 그리고 미나리. 양파 겉절이를 보태 돌돌 말아 먹는다. 그게 무슨 맛일까고 따라서 그렇게 먹었다. 희한한 맛이 나온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오락가락하는 맛이다. 김 안에 담긴 여러 요소들이 어떻게 서로 엉키어 그런 맛을 내는지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예전의 고등어 회와는 전혀 딴 판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고등어 특유의 질감과 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럼 돌김에다 안 싸고 그냥 먹으면 그런 맛이 나올까해 먹었더니, 그냥 싱숭맹숭했다. 그러니 반드시 종업원 하는 방식대로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먹었더니 소주와 어우러져 맛이 좋다. 밥이 들어가 씹고 삼키기에 약간의 포만감을 더하니 좀 안정적인 맛이라고 해야할까. 좀 아쉬웠던 것은 2인 분의 양이 좀 적다는 것이다.

    우리 일행 3명이 서로들 맛있다면서 먹으니 얼마 안 가 동이 났다. 결국 생선구이를 추가해 소주를 마셨다. 셋이서 권커니 받거니 하면서 소주 대 여섯병을 후딱 비웠다.






    '먹 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관 '간식'  (0) 2019.09.16
    굴비 안주  (0) 2019.08.27
    삼겹살 사회학(?)  (0) 2019.07.07
    고향의 맛 2題  (0) 2019.05.22
    가죽나물 장아찌  (0) 2019.05.05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