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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짤막한 뉴스 한토막이 관심을 끈다.
빨치산 출신의 할머니 비전향장기수가 사망을 했다.
그 할머니 주변의 사람들로 구성된 장례위원회가 통일부에
북한에 있는, 역시 비전향장기수 출신으로
2000년 북한에 송환된 그녀의 남편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는 것.
비전향장기수란 무엇이고 누구인가.
한마디로 사상 바꾸기를 거부한 채 장기복역한 북한 인민군이나 빨찌산 포로,
또 남파간첩 등을 일컫는 말이다.
비전향의 반대되는 용어는 당연히 전향이 되겠다.
사상을 바꾸고 자유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그 출신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향장기수라는 말은 잘 들리지도 않는다.
사상전향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양심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인 만큼,
어떤 경우든 사상을 견지하는 게 바람직한 것이라는 주장이 강한 때문이다.
특히 좌파정부로 분류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유화정책 때문에
전향보다는 비전향장기수의 세가 훨씬 강했다.
이른바 '대동단결'과 '민족'은 어느 새 이들의 전유물이 됐다.
반세기를 넘는 한반도 이념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두 체제 간의 반세기를 넘는 경쟁은 이제 어느 정도는 정리가 돼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한번 물든 '빨간 사상'을 지운다는 게 무섭고도 어려운 문제인가 보다.
'완전 전향'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남한의 자생적 공산단체로 1960대말 소탕된 통일혁명당 사건에서도
전향, 비전향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주모자 김 종태의 인척으로 통혁당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던 김 질락.
자료에 의하면 그는 '전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중앙정보부의 집요한 권유에 의해 김 질락은 사상전향 의사를 밝히고,
그 간의 자신의 공산활동 행적을 비판하는 자서적격인
'주암산'을 집필해 발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1972년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남북적십자회담의 와중에서 남북 양측 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김질락은 자신의 전향으로 사형 만은 면하기를 요청했다고 한다.
당국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는데,
남북상황의 급류 속에 결국 사형당하고 만다.
김 질락과 함깨 주모자급으로 분류되던 이 문규가 있었다.
이 문규는 도피생활을 계속하다가 잡혀 역시 사형에 처해진다.
이 문규의 사상전향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1977년 경이었던가, 어떤 사무실에서 이 문규의 아내되는 분을 잠깐 뵌 적이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내 되는 분은 중정에서 일하고 있었다.
일본어 번역 일이었던가.
통혁당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로 꽤 알려진 사람들은 이들 외에도 또 있다.
현재 성공회대 교수로 있는 신 모 교수도 그들 중 한명이고,
어떤 전 총리의 남편되는 박 모 교수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십 수년 씩의 옥살이를 하고 나와,
지금은 우리 사회 지식계층의 일원으로 명성이 나 있는 사람들이다.
십 수년 씩의 감옥살이를 하고 석방되면서 이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있었을 것이다.
사상전향도 당연히 그에 포함됐을 항목이다.
그 사항과 관련해 알려진 바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들이 이른바 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현재의 스테이타스로 미뤄 짐작만 할 뿐이다.
간첩활동은 아니지만, 반체제 진보활동으로 법적 조치를 받은 유명 정치가들도 있다.
이 재오 현 특임장관, 그리고 김 문수 경기도지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 둘의 반체제활동은 극렬했다. 두 사람 모두 오랜 감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김 대중-노 무현 체제를 거치고 이 명박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은 진보보다는 보수 쪽으로 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문수 지사의 경우 '상전벽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승만, 박 정희 두 전 대통령의 광화문 동상 건립까지
제창할 정도로 보수인물이 됐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전향'을 했는지 안 했는지 역시 잘 모르겠다.
사상은 양심인 만큼, 선택의 자유는 당사자의 절대적인 몫이다.
세상의 흐름을 읽고 특히 정치인으로서 국가의 안위,
국민의 복리증진이란 기준으로 판단해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근자의 언행을 보면서
사상의 완전 전향이 그리 쉽겠나 하는 생각이 왜 자꾸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딱 부러지게 신뢰를 주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그런가,
'트로이의 목마'가 자꾸 연상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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