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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일 모교인 마산 성호국민학교 교정에서. 1964년 졸업 후 처음이니, 56년 만의 방문이다. 잠시 운동장과 교사 등을 둘러 보았으나, 기억을 떠올릴만한 곳은 교문 옆 아름드리 느티나무 빼고는 없다. 119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지만, 건물이 채색이 돼 있어서인지 고풍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2) 3박4일 마산 있는 동안 끼니는 대부분 친구인 김 박사 덕분에 복국으로 때웠다. 복국 잘 한다는 곳이 예전에 비해 좀 변했다. 'ㄱ집'이 잘 하는 곳으로 거의 고정화 돼 있었으나, 이즈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김 박사가 전한다. 우리가 몇 날을 들린 곳은 '경북복집'이라는 곳인데, 먹어보니 맛 있다. 국산 복과 중국복 가격 차이가 좀 두드려졌는데, 아무래도 우리 입맛과 느낌으로는 국내산 복을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산에 있으면서 선창가 '기산식당'을 안 가볼 수는 없다. 아침 일찍 들렀더니, 학꽁치 회가 싱싱하고 좋다. 학꽁치 회에 소주가 빠질 수 없다. 아침부터 한 잔 걸쳤다.
(3) 마산에 몇 날 있으면서 숙소로 삼았던 곳은 이름하여 'DSD 게스트 하우스'라는 곳이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친구인 김 박사가 예전 부모님이 거처하시던 동성동 집을 리모델링으로 다시 꾸민 곳으로, dsd는 동성동이라는 뜻이다. 넓직한 양옥 2층으로 갖출 것은 거의 다 완비하고 있다. 1층 거실의 분위기가 아주 좋다. 리모델링 하기는 했지만, 예전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천정이나 문짝 같은 것 등은 원래 있던 것을 이용해 고풍스러움을 강조하고자 하는데 중점을 뒀다. 거실에는 항상 음악이 흐르도록 했다. 모짤트 협주곡 등이 JBL 스피커를 통해 집안 전체에 울려 퍼진다. 친구는 서울있는 친구들이 마산을 오면 숙소로 이용케 하는데, 그 마음 씀씀이가 예사롭지 않다.
(4) 6일 내려와서 9일 올라왔으니, 마산 3박4일이다. 친구의 DSD(동성동) 게스트 하우스에서 신세를 졌다. 바쁜 일정이었는데,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에 뚜렷하지 않다. 술 탓일 것이다. 하지만 목적했던 일은 거의 끝냈다. 사람 만나는 일이다. 안윤봉 선생의 따님 만나는 일도 그 중의 하나다. 하고자 하는 일의 고리가 하나 풀려지는 느낌이었다. 안 선생 돌아가신지 37년인데, 선생을 뵙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마음이 급해진다. 어떻게 마무리지을지는 서울 올라가는 차 안에서 궁리해야겠다. 도시재생센터의 김경연 간사에게는 신세를 졌다. 쌀국수 한 그릇 대접 받은 것도 그 중의 하나다. 마산 지킴이 역할을 잘 한다. 격려의 말을 많이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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