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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크 뮤지션 양병집 別世 at 70
    obituary 2021. 12. 27. 10:36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서 나에겐 좀 익숙한 한 분의 죽음을 본다.

    양병집. 이즈음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1970년대를 청년의 나이로 경험한 분들에게는 낯익은 이름일 것이다.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이른바 반체제 저항가수로 활동했던 분으로,

    국내 포크 뮤직의 1세대로 꼽혀지는 분이다.

    이 분이 지난 24일인가, 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

    향년 70세.

    양병집 이 분은 그러니까 나와는 동갑이다.

    그리고 1970년대 대학생활도 나와 같은 70학번 동기다.

    나도 그 시절 딴에는 기타 둘러메고 노래를 불렀었기에

    한병집, 그 이름은 잘 알고 있다.

    기억에 뚜렷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한 두어번 대면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잊고 살다가 이 분을 2019년 만난 건 페이스북에서다.

    글을 꽤 잘 썼다. 잘 썼다는 건 문장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잘 적고있었던 것이다.

    흡사 그가 1974년에 내놓은 음반 '넋두리'의 목소리 같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문장이 길었다.

    주저리 주저리 생활과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들이 내 마음에 닿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연락을 취해 친구로 삼고 글로써 대화를 나눴다.

    그가 쓴 글에 내가 댓글을 다는 것이었는데, 1970년대를 주로 많이 얘기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분이 사라졌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양반이 내가 거추장스러워 친구목록에서 삭제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 오해가 비로소 풀렸다.

    오늘 새벽 부음을 접하고 그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았더니,

    나와 애기를 중단했던 그 시점,

    그러니까 2019년 초부터 무슨 사정에서 였든지 페이스북 글쓰기를 중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까지 올라와 있는 글들은 이 분의 후배와 친구 등 지인이 안부를 묻는 것들이었다.

    이 분 페이스북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지난 해 자신의 자전소설인 <밥 딜런을 만난 사나이>를 출간했다는 것이다.

    이 분이 갑작스레 별세한 배경에 지병 등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보도로는 자택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 뿐이다.

    한 가지 기이한 게 있다. 이 분의 생일이 음력으로 1950년 12월 25인가 그렇다.

    이 분이 돌아가신 날짜가 음력과 양력의 차이일 뿐 거의 같다.

    내가 음력 1951년 1월 5일이니, 나보다 열흘 정도 빠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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