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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람'
    사람 2020. 1. 5. 11:30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자에게 별 일 아닌 걸 갖고 화를 냈다고 하는데, 이게 화제입니다. 2020년 새해를 앞둔 구랍 3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이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한 아시아 여성 신자가 손을 잡았습니다. 그냥 잡은 게 아니고 교황의 손을 잡아 당기다시피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에 교황이 그 신자의 손을 두번 내리치고 뿌리치며 화를 냈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후 이튿 날 교황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건 하나의 '사건'이 됐습니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그런 언행은 전 세계적으로 타전돼 논란거리가 됐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건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할 교황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교황의 손을 잡은 신자는 예수의 현신을 대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랬을 것인데, 그걸 교황이 그렇게 야멸차게 뿌리칠 수 있느냐는 게 교황의 그런 행위를 좋지않게 보는쪽의 시각입니다. 당연히 여성 신자의 그런 행위에 대한 비판도 거셉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엉겁결에 붙잡힌 자신의 손에 대해 즉시적인 거부감을 나타낸 건 결국 교황도 인간이었기에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동정론도 가세합니다. 교황도 화를 내는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그건 나에게도 일어난다"며 이튿 날 사과한 교황의 말 속에 인간으로서의 교황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런 모습에서 지난 2014년 연말 미사 때 행안 강론의 한 언급이 떠 올려집니다. 강론에서 교황이 인생이 유한한 것임을 강조한 것이 그 것인데, 이 말도 2015년 새해 벽두부터 화제가 됐지요. '인생의 유한함'이란 곧 '인생의 덧없음'과 맥을 같이 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차원에서 세계 카톨릭 교회의 지도자인 교황이 어떻게 그런 세속적인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었습니다.

    교황은 물론 이 언급을 통해 인간의 신앙에 대한 참된 귀의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지만, 교황의 이 말을 비판하는 반론도 만만찮았습니다. 인간의 슬픔과 절망을 희망으로 이끌어주는 게 신앙일 것인데, 교황의 이 말 속에는 모든 것이 덧없이 흘러가고 마침내 인생은 무덤을 향해간다는 허무감이 짙게 배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었습니다. 교황의 이 강론 또한 결국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간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바티칸의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는 '아시시의 聖프란치스코' 이름을 딴 역사상 최초의 교황입니다. 이게 그에 대해 모든 걸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평생 낮은 곳으로 임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삶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예수를 대리하는 교황의 직위를 초월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도 사람의 아들이었으니까요.




    손 낚아챘다? 여성 잘못? 교황 사과 놓고 온라인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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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신도가 손을 잡아 당기자 얼굴을 찡그리는 교황(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83)이 자신의 손을 뒤에서 잡아당기고 놓지 않은 한 신도에게 화를 내고 사과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여성의 행동에 대한 여러 평가와 함께 사과는 여성이 했어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CNN 등 여러 외신을 종합하면, 교황은 2020년 새해를 몇 시간 앞둔 31일 밤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교황이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뒤돌아서려는 순간, 한 여성 신도가 그의 손을 세게 잡아 당겼다.

    교황은 여성 쪽으로 갑자기 이끌려가게 된 것도 모자라 여성이 계속 손을 놓지 않자, 얼굴을 찡그린 채 여성의 손등을 두 번 내리친 후 겨우 손을 떼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평소 인자한 미소를 띠던 교황의 화난 얼굴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자 교황은 다음 날인 1일 해당 신도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그건 내게도 일어난다"면서 "어제 있었던 나쁜 전례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새해 첫 미사에서도 "여성을 향한 모든 폭력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재차 반성의 메시지를 냈다.

    교황의 사과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엔 되레 여성의 잘못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해당 영상을 전한 CNN 보도에는 2일 아침(한국시간) 5300여개의 댓글이 붙었다.

    댓글을 살펴 보면 여성이 교황의 손을 잡았다(grab)기 보다는 홱 낚아챘다(yank)고 해야할 정도로 무례했다는 글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사과는 나이 많은 교황이 할 게 아니라 여성이 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

    AFP도 이 같은 온라인 댓글들이 '교황도 인간'이라는 내용이었다며, 이들 댓글이 그가 보인 '본능적 반응'을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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