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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검사
    村 學 究 2020. 8. 21. 08:05

    8월 15일 광화문에 나갔다가 아내로부터 적잖은 구박을 받았다. 내 나름으로 그 이유와 변명 아닌 변명을 했지만, 그놈의 코로나 앞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다. 아내는 걱정이 많았다. 광화문에 나간 사람들, 모두 코로나에 걸린다는 것이고, 검사를 받지 않으면 벌금까지 부과된다는 보도 때문이다. 아내는 어디서 보았는지 전화를 추적해 광화문 간 사람들 모두 잡아낸다는 말까지 보탠다.

    그저께, 아내로부터 으름짱 썩인 '당부'가 있었다. 자기 몸이 전날 저녁부터 이상하다는 것이고, 만일 내가 코로나로 확진된다면 그에 따르는 후과가 감당을 못할 정도일 것이라는 것. 그러니 그 전이라도 수습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보건소로 가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다른 이유 제쳐두고 아내 몸이 그렇다는 것에 군말없이 그러겠노라고 했다. 얘기 해 봐야 통할 상황도 아니고해서 아내 말을 들었다. 그래서 보건소로 갔다. 택시까지 타고서.

    어제 그 결과가 메시지로 날라들었다. '음성'이라는 것이다. 아내는 마음을 엄청 졸였던 모양이다. 심지어 아들에게까지 그 심경을 토로했을 정도고, 아들 또한 엄마가 그렇고 또 자신의 처지와도 관련되는 것이기에 내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내 결과에 반색을 한다. 잡아 놓았던 친구들과의 휴가도 갈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그저 덤덤할 뿐이다. '음성'이라는 결과는 반길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뭔가에 이끌려 사육 당하듯이 하면서, 때때로 주어지는 미끼로 일비일희 속에 연명해가는 느낌이 든다. '코로나 전체주의'라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오늘 보건소로부터 날라든 검사결과 메시지는 그런 체제를 살아가는 신민으로서의 면죄부일 수도 있는 것이니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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